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오후 3시 경남 의령에는 222㎜의 비가 내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어 경남 밀양 196㎜, 산청 169㎜, 전남 순천 123㎜, 남원 122㎜ 등을 나타냈고 울산에도 올해 가장 많은 136㎜의 비가 쏟아졌다.
이날 울산을 비롯해 경남 사천·의령·창녕·함안·진주·산청 등 7곳과 경북, 전남 일부 지역에 호우경보가, 경남 함양·합천·하동·창원·거제·김해·양산 등지에 호우주의보가 각각 발효됐다.
온종일 폭우가 내리면서 관광버스가 빗길에 넘어져 부상자가 발생했고 불어난 계곡 물에 승용차가 휩쓸리기도 했다. 저지대 등지에는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6시 18분께 경남 함안군 칠원읍 남해고속도로 부산 방향으로 달리던 45인승 관광버스가 빗길에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운전기사를 포함해 관광버스 탑승자 40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모두 옮겨졌다. 소방당국은 병원으로 이송한 탑승자 중 중상자는 없고 모두 경상이라고 밝혔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관광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진 것으로 보고 운전기사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오전 11시 20분께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배내골 계곡에서 A(32)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호우 때문에 갑자기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50여m 아래로 떠내려갔다. 다행히 승용차는 계곡 중간 바위에 걸렸고 운전자 A씨는 창문을 열고 차량에서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또 낮 12시 30분께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울산 포항고속도로 다운 1터널 포항행 터널 입구에서는 집중 호우 속에 폭 50㎝ 안팎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지나던 승용차 등 7대 이상이 타이어가 찢겼고, 차량은 모두 견인 조처됐다.
하천 둔치나 도로 침수로 차량 운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울산 태화강 둔치와 주요 도로 등 지대가 낮은 곳에는 물이 차 각 기초자치단체가 주차 차량을 안전하게 이동 조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북구 속심이보와 제전보, 남구 여천천 등은 물이 넘쳐 차량 운행과 사람 통행이 통제됐고 남구 태화강역과 옥동 도로 등도 침수돼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했다.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야영객 2명이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되는 등 이날 하루 모두 16명이 고립 상황에서 구조됐다.
울산시 재난상황실은 시민에게 "호우로 태화강을 비롯한 하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하천 둔치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에 피해가 없도록 신속히 이동하고 위험지역에 있는 분들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는 내용의 긴급문자를 보내 더 큰 피해가 없도록 대비하도록 했다.
이밖에 제방 유실이나 주택 침수도 있었다.
경남에서는 폭우로 함안군 가야읍 석산 소하천 제방이 10여m 유실됐고 제방 유실로 말미암아 인근 가야 연꽃테마파크 11㏊가 침수됐다. 또한 함안군은 배수장을 가동해 물을 빼내고 있으며 산청군 신등면 가술리 일대 농경지 50여㎡는 인근 야산에서 떠내려온 토사로 매몰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