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도시락·요구르트 인기
초기엔 합리적 가격 내세워
이젠 독특한 제품 개발 경쟁
이마트24·미니스톱도 나서
편의점 PB가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와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독특한 콘셉트 등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9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편의점인 GS25·CU·세븐일레븐 등의 PB 비중은 30% 안팎에 이른다. 술, 담배 등 PB로 만들 수 없는 상품을 제외한 수치다. 올 7월 말 기준 GS25가 36.7%로 가장 높고 세븐일레븐(35.9%), CU(29%) 순이다. 커피, 도시락, 요구르트, 디저트 등의 상품군은 PB가 휩쓸고 있다.
편의점에서 바로 내려주는 원두커피의 경우 GS25의 ‘카페25’, CU의 ‘겟 즉석 아메리카노’,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 등이 모두 PB 판매 순위 1~2위다. CU의 ‘백종원 도시락’, GS25의 ‘유어스 도시락’, 세븐일레븐의 ‘11찬 도시락’ 등은 도시락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1000만 개 넘게 판매된 ‘텐 밀리언 셀러’ PB도 많다. CU에선 즉석 원두커피가 6000만 개 이상 팔린 것을 비롯 ‘백종원 도시락’ 5000만 개, ‘콘소메맛 팝콘’ 4000만 개, ‘빅요구르트’ 2000만 개, ‘빅초코우유’가 2000만 개를 각각 돌파했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는 2015년 1월 나온 뒤 판매량이 1억 개를 넘겼다.
편의점 PB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알뜰 소비’가 사회적 화두가 된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그때만 해도 일반 브랜드 상품 대비 10~20%가량 낮은 가격 이외에는 내세울 게 없었다. 2015년 이후부터는 가성비뿐만 아니라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독특한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다. 세븐일레븐의 ‘요구르트 맛 젤리’가 대표적이다. 새콤달콤한 요구르트의 맛과 모양을 구현해 ‘대박 젤리’가 됐다. 2016년 5월 나온 뒤 하루 평균 5만 개 넘게 팔리며 기존 베스트셀러 젤리 ‘하리보젤리’ 판매량을 10배 이상 뛰어넘었다. 외국인들이 한국 방문 시 꼭 사가야 하는 아이템이 되기도 했다.
편의점 PB 상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후발 편의점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달 ‘아이미’란 PB를 새로 내놨다. 과자, 음료 등 가공식품뿐 아니라 생활잡화 등도 PB 상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2020년 PB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미니스톱도 다음달 PB를 내놓기로 하고 상품을 구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