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셜미디어(SNS) 기업 페이스북과 트위터 주가가 지난주 연이어 급락하면서 정보기술(IT) 업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수익 모델이 한계에 부딪혔을 뿐 승승장구하고 있는 아마존 등 다른 IT 기업과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반면 그동안 IT주 상승 폭이 컸던 만큼 거품이 빠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설지 모른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 27일 뉴욕 증시에서 트위터 주가가 20.54% 급락했다. 이용자 수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전날 페이스북 주가가 실적 발표 직후 18.96% 급락한 데 이어 소셜미디어 주가가 또다시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미국 최대 반도체기업 인텔은 실적 호조에도 차세대 10나노 미세공정을 통한 반도체의 양산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8.59%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1.46% 내렸다. 지난달 27일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페북·트위터·인텔 '도미노 폭락'… 기술株 신뢰회복, 애플에 달렸다
페이스북에 이어 트위터까지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언제 악몽에서 깨어날지 예단하기 어렵다. 1주일 새(23일 개장가 대비 27일 종가 기준) 페이스북 주가는 17%, 트위터는 20% 빠졌다. 26일 하루 만에 1197억달러(약 134조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가자 다음날 페이스북 주주들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위터도 시총이 66억달러 감소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주가 폭락은 이용자 수가 감소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에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하루 실이용자수(DAU)는 14억7000만 명으로 시장 예상치(14억9000만 명)에 못 미쳤다. 주수익원인 북미 사용자 수가 정체됐고, 유럽 이용자 수는 2억7900만 명으로 전 분기보다 300만 명 줄었다. 유럽연합이 지난 5월부터 새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시행한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위터는 지난 2분기 매출 7억11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역시 투자자 기대에 못 미쳤다. 2분기 월간 실이용자수(MAU)는 전 분기 대비 100만 명 줄어든 3억3500만 명에 그쳤다. 트위터는 “건강한 플랫폼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100만 개꼴로 유해성이 의심되는 계정을 차단했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소셜미디어 성장판 닫히나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자들이 소셜미디어 고성장주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전했다. 또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사업 모델은 궁극적으로 이용자의 관심을 끌어내 광고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자극적이고 더 많이 회자되는 콘텐츠를 수용했지만, 이제는 싫증을 느끼는 이용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번 위기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고속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수익 모델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일시적인 성장통이란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 스콧 렌 웰스파고투자연구소 수석전략가는 “고성장이 영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용자 수 증가세가 정체된 것이 소셜미디어의 종말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보는 전문가도 많다. 유세프 스퀄리 선트러스트로빈슨험프리 애널리스트는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가 용인되던 시대가 끝나면서 성장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주 동반 랠리 ‘급브레이크’

소셜미디어뿐만 아니라 인텔 주가도 지난 한 주간 약 8% 하락했다. IT주에 대한 투자자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 부진과 차세대 10나노 미세공정 제품 양산 계획이 내년으로 늦춰질 예정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인텔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것이란 예상에 경쟁업체인 AMD의 주가는 26일 실적 발표 후 한때 14% 치솟았다. 페이스북 등 10개 기술주로 구성된 뉴욕거래소의 FANG+지수는 27일 전날 대비 3.51% 내렸다.

31일 애플 실적 발표가 IT주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애플이 기대만큼의 실적을 낸다면 IT주 급락세도 멈출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불안 심리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투자자들이 IT 기업 전망을 재고하면서 FAANG이 갈림길에 섰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때문에 FAANG 그룹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커졌지만 구글과 아마존은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탔다. FAANG은 미국 증시 주가 상승세를 이끌어온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가리킨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