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 남짓 초소형 위성이 전세계 연결… 구글·스페이스X도 투자 나선 '큐브샛'
지난 5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인공위성 ‘마르코’가 보낸 지구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구가 하얀 점으로 보이는 흔한 우주 사진이지만 NASA가 특별히 이를 공개한 데는 이유가 있다. 서류가방 크기의 초소형 인공위성이 지구로부터 100만㎞ 떨어진 우주공간으로 나가 찍은 사진이기 때문이다.

애디 클래시 NASA 제트추진연구소 수석엔지니어는 “초소형 인공위성이 이처럼 멀리 비행한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초소형 인공위성 ‘큐브샛’(사진)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개인이나 대학 동아리도 제작할 수 있는 간단한 교육용 위성부터 24시간 육지와 바다를 감시하는 관측용 위성, 오지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용 위성, 우주 탐사용 위성까지 다양한 역할을 하는 큐브샛이 등장하고 있다.

큐브샛은 정육면체 또는 직사각형 형태의 초소형 위성을 말한다. 1999년 미국 스탠퍼드대와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주립대가 교육용으로 처음 개발했다. 제작부터 발사까지 수천억원이 드는 대형 위성과 달리 제작비가 1억~2억원으로 저렴하고 발사비는 ㎏당 1억원에 불과하다.

1kg 남짓 초소형 위성이 전세계 연결… 구글·스페이스X도 투자 나선 '큐브샛'
최근 큐브샛은 상업용 위성 시장을 넘보고 있다. 여러 대를 동시에 활용하는 ‘군집 위성’ 방식으로 개별 위성의 성능 부족을 극복하면서 전체 운영비용은 낮췄다. 지구 전체의 대기 상황을 감시하거나, 여러 지역의 위성사진을 동시에 찍는 등 한 대의 고성능 인공위성만으로는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미국 플래닛랩스는 상업용 큐브샛 분야에서 선도적인 벤처기업이다. 2013년부터 팔뚝만 한 큐브샛 150여 개를 우주에 띄워 지구 전 지역을 매일 촬영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벤처기업 스파이어는 60여 개의 큐브샛으로 세계 바다를 누비는 7만5000척의 선박을 추적하고 있다. 구글은 2014년 위성 벤처기업 스카이박스를 인수한 후 시시각각 바뀌는 지상 상황을 반영한 실시간 지도를 제공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2020년까지 4400개의 통신 중계용 위성을 띄워 세계를 통신망으로 잇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1조원을 투자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원웹은 통신용 소형 인공위성 600개를 1200㎞ 상공에 쏘아 올릴 계획이다. 페이스북 역시 ‘아테나 프로젝트’라는 비슷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워크스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운용 중인 소형(10~100㎏) 및 초소형(1~10㎏ 미만) 인공위성 중 상업용 비중은 56%에 이른다. 상업용 소형·초소형 위성 비중은 점차 커져 2022년까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 열리면 이를 연결하기 위한 초소형 위성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라며 “드론(무인항공기)처럼 큐브샛을 쏘아 올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