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으로 간 1세대 창업가들­, '벤처투자 징검다리' 역할 톡톡

차세대 성장전략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적 시너지·트렌드 등
전문가 안목으로 벤처 발굴

김영덕 롯데엑셀러레이터 상무(왼쪽부터), 박영훈 GS홈쇼핑 전무, 금동우 한화생명 센터장.

GS홈쇼핑은 2015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홈앤쇼핑 등 신생 홈쇼핑이 등장해 경쟁은 치열해지고, TV 홈쇼핑 자체가 정체 상태에 접어들었다. GS홈쇼핑은 새로운 기회를 벤처기업에서 찾기로 했다. 그리고 벤처·컨설팅 전문가를 영입했다. 현재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박영훈 전무다. 박 전무는 삼성에서 근무한 뒤 2001년부터 3년간 셀빅이라는 벤처회사를 운영했다. 이후 컨설팅업체 액센츄어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박 전무는 “홈쇼핑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며 “새로운 트렌드에 맞게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게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스타트업 투자 등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 벤처 생태계를 이해하는 전문가를 영입해 육성과 투자 업무를 맡기고 있다. 이들은 벤처기업에서 근무했거나 컨설팅에 종사한 경험이 있으며,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김영덕 롯데엑셀러레이터 상무는 1990년대 후반 벤처붐을 이끈 인터파크 출신이다. 포스코ICT 연구원을 거쳐 인터파크에 10여 년간 몸담았다. 당시 사내벤처로 제안한 구스닥은 지마켓의 모태가 됐다. 인터파크 CTO(기술총괄), CMO(마케팅총괄)를 거쳐 인터파크게임즈 대표도 맡았다. 이후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잠깐 거주하고 국내에 돌아와 사물인터넷(IoT) 관련 기업을 창업했다. 2015년 롯데정보통신 CTO를 맡은 뒤 이듬해부터 롯데엑셀러레이터 사업총괄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롯데 창업지원프로그램인 엘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김 상무는 “지원할 스타트업을 선발할 때 창업자의 실행력 등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며 “비즈니스 모델이 트렌드에 잘 맞는지도 성공을 가르는 변수”라고 말했다.

금동우 한화생명 드림플러스63 핀테크센터장은 직접 창업도 하고 정보기술(IT)업체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금 센터장은 일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모바일 하드웨어 업체도 창업했다. 2005년부터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 옮겨 10년간 근무했다. 금 센터장은 “한화 금융계열사와 사업 연계가 가능하고 성장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웅환 SK텔레콤 오픈콜라보 센터장은 2001년부터 10년간 세계 최대 반도체회사인 인텔에서 근무했으며 삼성전자 맥킨지&컴퍼니 현대자동차 등도 거쳤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일자리위원회 본부장과 4차산업혁명분과 공동위원장을 거쳐 KAIST 창업원 연구교수로 근무했다. 열린문청소년재단과 열린문사회복지센터 창립멤버를 28년간 지내며 청년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