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A씨는 얼마 전 처음으로 패키지여행을 계획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기대한 만큼 가이드도 좋았고 여행지도 좋아서 흡족한 여행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여행 둘째 날부터 유치원생 아이를 동반한 가족의 행동으로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조식을 먹는 자리에서부터 징징거리며 우는 아이는 식당의 주목을 받았다.
아침이라 기분이 안 좋은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다음 여행지로 이동하는 버스에서도 아이의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아이가 "엄마 뭐 해줘" 하고 울면 엄마 아빠는 "잠깐만~"하면서 사진 찍거나 무관심했다.
아이가 계속 울자 아이 아빠는 "조용히 해야지"하고 손으로 쉿! 한 번 하고는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를 포기한 듯 이어폰을 끼고 말았다.
아이 엄마도 아이를 달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급기야 "울든지 말든지 너 마음대로 해!"하면서 포기하고 말았다.
그 울음소리로 인해 여행 내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것은 A씨의 몫이었다.
악쓰는 여자아이 울음소리로 인해 3박 4일 내내 심기가 불편했던 것.
이어지는 관광지에서 가이드 따라 움직일 때마다 아이는 목이 마르다거나 안아달라고 울어젖혔다.
부모와 조부모가 있었지만 아이 마음을 진심으로 돌봐주기는커녕 달래주는 척하며 사진 찍느라 바빴다.
보다 못한 일행들이 "아이가 왜 이렇게 심하게 우느냐"고 묻자 아이 부모는 "원래 그런 애라 저희도 어쩔 수가 없어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여행 마지막 날 선택 관광중에 야간에 공연 보면서 간단한 술이나 저녁을 먹는 코스가 있었는데 공연 시작 전부터 아이는 빽빽 울기 시작했다.
A씨는 "선택관광 신청하는 것이야 본인 마음이니까 상관없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피해를 주는 것 아닌가 싶었다"면서 "주위 사람들이 애가 왜 그러냐고 묻자 부모는 '원래 이래요. 저희도 힘들어 죽겠어요'라고 말해서 어이가 없었다"고 전했다.
A씨는 "미안하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고 아예 미안하다는 생각 자체를 안하는 것 같았다"면서 "아이가 울건 말건 가족들 모두 신경도 안 쓰고 자기들 먹고 마시고 살 거 사고 떼를 쓰는 아이에게도 '알았어 알았어' 이런 식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니 저럴 거면 자유여행을 하지 왜 패키지여행을 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네티즌들은 "그 아이는 욕구를 제때 피드백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징징대야만 그나마 양육자가 거들떠보니까 그게 습관이 된 듯", "집안 자체가 무개념 집안인데 항상 아이 이야기만 나오면 엄마만 욕먹는다", "유럽에서 저런 적 있었는데 이후 패키지여행에서 아이 없으면 하늘에 대고 절하게 된다", "하는 말마다 다 짜증이고 징징거리는 아이 본 적이 있는데 부모가 문제더라. 제때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고 안 되는건 엄하게 안 된다고 선을 긋고 훈육을 똑바로 해야 하는데 부모가 양육을 제대로 못 하니 아이도 스트레스 많이 받을 것이다" 등의 댓글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