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과 ‘휴먼 터치’.

프랑스 최대 슈퍼 체인 인터마르셰(Intermarch)의 패트리샤 샤트랭 혁신담당 이사(사진)가 내놓은 ‘아마존 시대에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살아남는 법’이다.

프랑스 슈퍼 체인 인터마르셰의 식료품 코너.
프랑스 슈퍼 체인 인터마르셰의 식료품 코너.
스토리텔링은 상품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말한다. 프랑스에서만 18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인터마르셰는 각 매장에 지역 특산품 구역을 별도로 뒀다. 해안가 점포에 해산물이, 포도밭 인근 점포에 그 지역 와인이 있는 식이다. 진열 상품에는 모두 ‘사연’을 붙였다. 예컨대 ‘5년 전 귀농한 듀퐁씨가 무농약 방식으로 재배한 상추’ 등이다. 듀퐁씨의 얼굴과 농장 사진도 함께 있다. 샤트랭 이사는 “유통의 경쟁력은 결국 좋은 상품에 있다”며 “소비자가 상품에 신뢰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게 스토리텔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스토리텔링이 잘 이뤄지면 가격이 온라인보다 다소 비싸도 소비자가 기꺼이 구매한다는 설명이다.

휴먼 터치는 소비자의 감성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직원을 통해 이뤄지는 게 많다. 상품 정보를 전달하고, 불만 사항을 접수하고, 안내해 주는 것 등이다. 샤트랭 이사는 “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누가 기계를 보며 불만을 털어놓겠느냐”며 “사람을 대체하기 힘든 부분은 특별히 더 잘해서 아마존과 완전히 다르게 가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터마르셰는 인건비를 매출의 8~9%로 유지하고 있다. 알디, 리들 등 자체상표(PB) 위주로 판매하는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가 7% 미만인 것에 비해 높다. 샤트랭 이사는 “인건비를 더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슈퍼가 아마존 이기려면 스토리텔링으로 감성 충족시켜야"
‘드라이브’ 매장도 아마존에 대항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이 회사는 맥도날드의 드라이브 스루처럼 온라인 주문 상품을 자동차로 받아갈 수 있는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인터마르셰 매장의 약 80%인 1400여 개 매장에서 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온라인 주문보다 드라이브 서비스 이용률이 훨씬 높다고 한다. 샤트랭 이사는 “수백, 수천 개의 매장을 가진 유통 기업은 매장을 허브로 이용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더 많은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파리=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