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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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텃밭'인 대구·경북(TK)에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이 돌풍을 일으켰다. 민주당은 '보수 적통' 경쟁을 벌인 바른미래당을 따돌리고 대부분 한국당과 양강구도를 형성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다만 민주당은 전국적 '민주당 열풍'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는 광역 및 기초단체장 자리를 단 한 곳도 차지하지 못했다.

◆ 무소속 후보들 저력 과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 8개 구·군과 경북 23개 시·군 현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한국당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는 모두 7명이었다.

대구에서는 김문오 달성군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국당 조성제 후보와 대결을 벌여 승리했다. 김 당선인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으로 출마,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전폭 지원을 받은 후보를 가볍게 따돌렸다.

경북에서는 권영세 안동시장, 최양식 경주시장, 최수일 울릉군수, 이현준 예천군수, 이정백 상주시장, 임광원 울진군수 6명이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 출마해 백색 돌풍을 예고했지만 권 시장 한 명만 생환했다.

반면 김천과 영천, 봉화, 울진에서 무소속으로 나온 김충섭·최기문·엄태항·전찬걸 후보가 한국당 후보들을 무릎 꿇렸다.

◆ TK 첫 민주당 단체장,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 '구미'서 탄생

경북 구미시장 선거에서는 장세용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이로써 구미는 이번 지방선거 최대 이변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이 선거구에는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자유한국당 이양호, 바른미래당 유능종, 무소속 박창욱·김봉재 후보 5명이 출마했었다. 이중 장 후보와 이 후보가 밤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끝에 장 후보가 40.7% 득표율을 획득해 38.6%를 얻은 이 후보를 가까스로 누르고 당선했다.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한국당에게는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따라서 한국당의 패배가 준 충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구미는 낮은 투표율과 박정희 향수로 보수 성향이 강한 특성을 보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젊은 층 투표율과 보수 후보 표 분산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 민주당, 대구서도 가능성 확인

민주당은 대구에서 단체장을 단 한 곳도 내지 못했지만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임대윤 후보가 패했지만 40% 가까운 득표율을 얻어 자유한국당 권영진 당선인(53.7%)에 13.9%포인트까지 추격했다.

지난 6회 지방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가 40.3% 득표율로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권 당선인(55.9%)에게 15.3%포인트 차이로 울분을 삼켰다.

특히 민주당은 대구 8개 구·군 가운데 후보를 내지 않은 달성군을 제외한 나머지 7곳에서 모두 한국당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동구청장 선거에서는 정치 초년병 서재헌 후보가 동구 부구청장을 역임하고 한국당 공천까지 받은 배기철 후보와 막판까지 대등한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당이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충성심만 막연히 믿고 막장 공천을 해왔고 그 결과가 선거 참패로 고스란히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