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 비서실장이기도 한 강 의원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께 보내는 공개편지'를 공개하고 "오늘 양상훈 주필의 칼럼을 보고 한겨레신문을 보고 있는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양 주필은 칼럼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은 기적이니 북한 체제의 붕괴를 기다려보자는 주장을 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패배주의자들의 말장난이고 속임수"라고 주장하며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강한 압박을 해서 협상의 지렛대로 써야 한다. 이렇게 항복문서 같은 칼럼이 나오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칼럼이 나온 시점도 문제 삼았다. 강 의원은 "북미회담을 코앞에 앞두고 백악관 등 미국 정부는 조선일보의 논설이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주장 등 한국 보수의 입장을 살펴보고 이를 협상에 감안한다. 그런데 이 칼럼은 한마디로 북한에 항복하라는 얘기다. 미 당국자들이 이 칼럼을 보고 한국 보수의 한 축인 조선일보가 북한에게 항복했다는 시그널로 인식하게 되면 그 책임을 어쩌려고 하냐"고 되물었다.
이어 "좌파들이 또 속이고 장난치고 있는데 다른 언론도 아니고 보수언론을 대표하는 조선일보가 이에 동조하고 지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백여년간 조선일보를 지탱해 온 독자에 대한 배신이자 기만"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또 "양상훈의 기회주의적 행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TK정권 때는 TK출신이라고 하다가 세상이 바뀌면 보수와 TK를 욕하고 다니질 않나, '삼성공화국'이란 괴담을 퍼뜨려 놓고도 삼성언론상을 받아 상금을 챙겼다. 박근혜, 홍준표에 대해서는 그렇게 저주를 퍼부었으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언제 인신공격을 한 적이 있냐. 이중인격자를 두고 있으면 조선일보도 이중인격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이런 패션보수, 거짓보수는 당장 파면해야 조선일보의 명예를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일보의 문제라기보다 조선일보의 그 사람이 항상 문제였다. 2006년 3월 서울시장 경선 때는 그 사람이 정치부장을 하면서 자기 고교후배 편을 들어서 '조선일보가 오세훈이 찌라시냐'라고 실명을 거론하면서 항의한 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 주필은 이날 '역사에 한국민은 전략적 바보로 기록될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믿으면 바보라지만 때로는 바보가 이기는 게 역사"라면서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돼도 정보, 자유, 인권이 스며들어 체제에 근본적 변혁이 오면 우리는 전투에서 졌지만 전쟁에서 이길 수도 있다"고 적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