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청장은 재임 중 최대 성과로 첨단업무단지 조성을 꼽았다. 그는 2008년 구청장에 처음 당선된 직후부터 이 사업에 진력했다. 서울 강남에 사옥이 흩어져 있던 삼성엔지니어링이 이를 합치기 위해 본사 부지를 물색한다는 소식을 들은 강동구는 정연주 당시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설득에나섰다. 전력 소비가 많은 삼성엔지니어링을 위해 변전소 개통 시기를 앞당기고 전용회선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이 주효했다.
현재 추진 중인 엔지니어링복합단지는 첨단업무단지에 이은 이 구청장의 역점사업이다. 지난해 9월 해당 부지의 그린벨트가 해제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단지 조성을 추진한 9년간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를 찾아간 것만 수십 차례”라고 했다. 그린벨트가 해제되려면 서울시의 요청과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승인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이었다.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한 사례가 드물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구청장은 쓰레기와 고물상으로 가득 차 이미 그린벨트 기능을 상실한 현장을 수차례 다니며 서울시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2014년 마침내 서울시의 승인이 내려졌다.
서울시의 문턱을 넘은 뒤 국토부 승인을 얻어내는 데까지 다시 3년이 걸렸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섯 번 연속으로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재심의’ 결정이 내려졌다. 사업을 시작한 지 9년 만인 지난해 9월에야 그린벨트 해제 최종 승인이 났다.
임기 내내 투자유치에 올인하다시피 한 이유를 묻자 이 구청장은 “기업을 유치해야 지방자치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동구가 자립할 수 있는 자치구로 거듭나길 바랐다”며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야말로 지역주민과 구청, 중앙정부가 대화를 거듭해 이끌어낸 협치의 성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기자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부영 전 의원 비서로 정치를 시작했다. 33세 때 강동구 구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당시를 “민주주의 학교, 지방자치 학교에 다녔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한 그는 “거대담론만 말하던 내가 쓰레기 분리수거나 마을회관 등에 관심을 두게 된 건 그때부터였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