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포털사이트 고민게시판에 '베이비시터 쓰는 문제, 누구 말이 맞나요?'란 제목으로 글을 올린 A씨는 재취업을 앞두고 어린 아이를 돌봐줄 베이비시터를 알아보고 있다.
A씨는 200만원의 베이비시터 비용이 부담되긴 하지만 육아의 고충을 알아주지 않고 자신이 돈을 벌어온다고 생색내는 남편과 집에서 논다고 타박하는 시부모님 때문에 복직을 결정했다고 한다.
A씨가 베이비시터를 쓰기로 결정한 후 고민에 빠지게 된 이유는 남편의 말 때문이다.
"애를 봐야할 사람인 당신이 일을 하기 때문에 구하는 베이비시터니까 그 비용은 당신 월급에서 나가야 해. 당신이 복직 후 벌게될 수입이 300만원이니까 베이비시터 비용 200만원을 빼면 결국 100만원만 버는 셈이야."
A씨는 남편의 월급이 약 400만원이라면서 아이 낳기 전엔 자신의 수입도 비슷했는데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로 연봉이 깎인 판에 남편이 저렇게 말하니 서운하기 짝이 없다.
"우리 부부 모두 애볼 시간이 없어서 구하는 베이비시터이기니까 양쪽 월급에서 비용이 나가야지 무슨 소리야? 이렇게 계산하먼 당신이 버는 돈은 300만원이고, 내가 버는 돈은 200만원인 셈이지."
하지만 A씨의 이같은 항변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A씨가 복직해도 월 100만원 밖에 안버는 셈이라며 자신이 돈을 더 많이 번다고 계속 생색을 내는 중이라고 한다.
"남편의 이같은 계산법이 맞는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말을 맺은 A씨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남자는 부모가 아닌가? 젊은사람도 저리 꽉막힌사람이 있다니 신기하다. 남자들도 육아휴직이 생긴지 오래됐는데", "아기가 몇 개월인지 모르겠지만 시터비 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아기 먹거리, 입을거리, 신발, 책, 시터 먹을 간식도 챙겨야 하고 명절에 선물 한 두가지 해야하는데 A씨 월급만으로 그거 다 하면 월급은 공중분해될 듯", "남편 계산법 정말 이상하다. 자기 자식 기르는 일인데 여자 일이니 여자 월급에서 베이비시터 월급 주라는게 말이 되나", "여자 일? 그럴거면 돈번다고 생색을 내질 말지 돈버는건 남자일이라고 평소에 겁나 잘난척 한 모양이다", "저런 남자인줄 알고 결혼했겠느냐만 듣는 내가 다 답답하다", "주 양육자가 엄마가 될순 있어도 엄마만 아이를 돌보는건 아니다. 양육은 부부 공동 책임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인철 이혼전문 변호사는 "부부는 서로 협조 의무가 있다"면서 "남편도 가사 일에 아내와 함께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며 가사도우미 비용도 당연히 부부가 같이 부담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아내가 전업주부고 남편은 밖에서 일한다면 가사도우미 비용은 남편이 지불해야 할 것이다. 아내는 가사도우미를 두었다고 해도 다른 가사일을 하면서 내조를 잘 해야 한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가사일을 열심히 한 것이 인정되면 혹시라도 이혼을 하게 될 경우 기여도를 인정받아 재산분할을 정당하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부상담 전문가인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장은 "부부 월수입 700만원은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라면서 "가정 경제에서 부부는 사실상 부부별산제이며 공동체다. 따라서 남편의 육아비 지출 계산법은 바른 판단이 아니며 오히려 아내를 응원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최 원장은 이어 "자녀의 양육비, 교육비 증가가 가계 부담이 되는 현실에서 정부가 나서서 가계비 부담을 덜어주어야 올바른 저출산 대책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