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 붐비는 곳서 빠져
임대료 2배 급등 감당 못해
최저임금 인상도 경영 부담
"외형 확대서 수익추구 전략"

◆치솟는 임대료…최저임금도 영향
한국맥도날드는 1988년 압구정 1호점을 내며 한국에 진출했다. 초기 몇 년간은 성장이 더뎠다. 1990년대 후반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신촌점은 맥도날드 성장기에 상징적 역할을 한 매장이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 앞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은 개점하자마자 대학생의 미팅이나 소개팅 장소로, 10대의 ‘놀이터’로 사랑받았다. 버거킹도 1999년 2월 바로 옆에 매장을 내 경쟁했다. 맥도날드는 신촌점의 성공을 발판으로 대학가 상권에 전략적으로 진출했다.

최저임금 인상도 영향을 줬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점포당 40~100명의 인원을 고용하는데 최저임금 인상도 경영상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문을 닫는 점포는 모두 직영점이다. 맥도날드는 직영점 비율이 70%가 넘는다.
◆30년 맞아 전략 변화…‘수익 우선’
맥도날드의 국내 점포 수는 448개다. 2000년대에는 한 해 40~50개 점포가 생겼지만 지난 몇 년 새 매장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2016년에는 2개, 지난해엔 11개 순증가에 그쳤다.
업계는 맥도날드가 외형 확대에서 벗어나 수익 추구형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맥도날드는 그동안 종로 명동 홍대입구 신사동 청담동 등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 대로변 건물 3~4개 층을 통째로 쓰는 방식으로 영업했다. 매출은 많지만 수익은 크게 못 내는 구조였다. 맥도날드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5년간 2~4%대였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국내시장에서 브랜드가 안착했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드라이브스루(DT) 매장인 ‘맥드라이브’에서 답을 찾고 있다. 차에 앉은 채로 주문할 수 있는 맥드라이브 매장은 전체 점포의 절반 이상인 252개다. 지난해 신규 점포 18개 중 16개가 맥드라이브 매장이었다. 교외 맥드라이브 매장은 임대료가 도심보다 훨씬 싸면서 매출은 같은 면적 매장보다 30~40%가량 더 나온다.
소비층이 변한 것도 전략이 바뀐 이유다. 과거 햄버거는 대학생과 중고생의 특별 메뉴였지만 이제 대체 음식이 많아졌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제버거, 이탈리아식 피자, 멕시칸 요리, 베트남 식당 등 서울 핵심 상권은 이미 먹거리로 포화 상태여서 기존 10~20대 고객이 패스트푸드에서 이탈하고 있다”며 “맥도날드 등의 주 고객층이 가족단위 소비자와 자동차로 이동하는 사람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