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대한항공] 美 델타항공과 '혈맹' 맺는 대한항공… 태평양 하늘길 선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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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지속가능 경영
인천공항 제2터미널 이전으로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
항공 화물시장 회복세도 호재
인천공항 제2터미널 이전으로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
항공 화물시장 회복세도 호재
“시대 변화에 이끌려 가기보다 우리 스스로 변화를 주도하고, 고객 요구와 우리 역량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분석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창립 49주년 기념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항공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금 성과에 취해 있기보다 스스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조 회장이 “허울뿐인 프라이드가 아니라 창의적인 혁신이 여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임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눈앞으로 다가온 ‘항공혈맹’
가장 큰 변화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조인트벤처다. 대한항공은 치열한 글로벌 항공시장 경쟁에 대처하고자 미국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인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운영을 놓고 정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20여 개 조인트벤처가 세계 항공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반면 국내 항공사가 참여한 조인트벤처는 아직 없는 상태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로 태평양 노선에서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와 미국 시장에서 공동 판매 및 마케팅도 할 수 있다.
조인트벤처는 기존 항공사들이 해오던 공동운항보다 한 차원 높은 동맹이다. 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 ‘혈맹’ 수준의 조인트벤처 제휴 결실을 맺게 된 데는 조 회장의 폭넓은 식견과 인맥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2000년 조 회장은 델타항공에 직접 동맹을 제의했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4개사가 참여해 스카이팀이 창설됐다. 이때 결성된 스카이팀 동맹체가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로 발전됐다.
조 회장은 작년 6월 조인트벤처 협약 체결식에서 “양사 간 조인트벤처 협력은 편리한 연결 스케줄 제공 등 소비자 혜택을 크게 증진시킬 것”이라며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과 함께 인천공항 환승 수요를 늘려 허브 공항으로서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상반기 이후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운영이 본격 시작되면 운항편을 증대해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태평양 노선을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향후 고객 편의 증대는 물론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 창출 등의 성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천에 전용 터미널 갖
올초 개항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역시 창립 50주년을 눈앞에 둔 대한항공 역사상 손에 꼽는 변화다. 대한항공과 스카이팀이 제2여객터미널을 이용하게 되면서 환승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지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제2여객터미널 개장과 함께 미주와 연계된 아시아 환승 노선 승객 수도 늘어날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여객 사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스카이팀 항공사가 독자적인 터미널을 갖추면서 탑승 수속부터 라운지 이용까지 대한항공만의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국내 처음으로 일등석 승객을 위한 퍼스트클래스 체크인 라운지와 프레스티지석 승객 및 밀리언마일러클럽, 모닝캄프리미엄클럽 회원을 위한 프리미엄 체크인존을 새롭게 운영하고 있다. 제2여객터미널에 새롭게 설치된 대한항공 라운지에서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일등석 탑승객만을 위한 3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를 비롯해 프레스티지석 승객을 위해 서편 400석, 동편 200석 규모의 전용라운지가 조성됐다. 또한 프레스티지석을 탑승하는 밀리언마일러클럽 및 모닝캄프리미엄클럽 회원을 위한 13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를 별도 운영하는 등 프리미엄 고객에게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물이 미래 먹거리
대한항공은 이 같은 변화와 함께 올해 화물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호조 및 아시아 지역의 정보기술(IT) 화물 수요 증가 등 항공화물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교역량이 줄면서 수요 정체가 지속되던 항공화물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세계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고 전자상거래 물품 배달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항공화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분기 화물 부문에서 지역별로 골고루 실적이 개선됐다. 대양주(32% 증가) 일본(17%) 미주(3%) 유럽(3%) 동남아시아(2%) 등 전 노선에 걸쳐 수송실적(FTK)이 증가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세계 항공화물 수요가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지난달 세계적인 항공화물 IT 서비스 업체 IBS와 차세대 항공화물 시스템 ‘iCargo’ 도입 계약을 맺었다. iCargo는 운송 및 물류 IT 솔루션 전문업체 IBS가 개발한 차세대 항공화물 시스템이다. 화물 예약·영업·운송·수입관리를 총망라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iCargo 도입 이후 △온라인 판매 기능 및 화물 추적 서비스 개선을 통한 고객 편의성 강화 △운송 현장업무 모바일 적용 확대를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 △시스템 모니터링을 통한 운송 품질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차세대 항공화물 시스템 도입으로 온라인 모바일 디지털화 등 미래 사업환경 변화에 적기 대응하고 대고객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내년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항공화물사업이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화물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직항 노선 운영이다. 현재 43개국 123개 도시에 취항하는 편리한 스케줄을 제공하고 있다. 주 100여 편의 화물기를 운항한다. 12개 회원사로 이뤄진 ‘스카이팀 Cargo’의 핵심 멤버라는 것도 장점이다.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는 공동 상품을 개발 운용해 좀 더 빠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창립 49주년 기념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항공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금 성과에 취해 있기보다 스스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조 회장이 “허울뿐인 프라이드가 아니라 창의적인 혁신이 여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임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눈앞으로 다가온 ‘항공혈맹’
가장 큰 변화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조인트벤처다. 대한항공은 치열한 글로벌 항공시장 경쟁에 대처하고자 미국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인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운영을 놓고 정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20여 개 조인트벤처가 세계 항공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반면 국내 항공사가 참여한 조인트벤처는 아직 없는 상태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로 태평양 노선에서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와 미국 시장에서 공동 판매 및 마케팅도 할 수 있다.
조인트벤처는 기존 항공사들이 해오던 공동운항보다 한 차원 높은 동맹이다. 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 ‘혈맹’ 수준의 조인트벤처 제휴 결실을 맺게 된 데는 조 회장의 폭넓은 식견과 인맥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2000년 조 회장은 델타항공에 직접 동맹을 제의했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4개사가 참여해 스카이팀이 창설됐다. 이때 결성된 스카이팀 동맹체가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로 발전됐다.
조 회장은 작년 6월 조인트벤처 협약 체결식에서 “양사 간 조인트벤처 협력은 편리한 연결 스케줄 제공 등 소비자 혜택을 크게 증진시킬 것”이라며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과 함께 인천공항 환승 수요를 늘려 허브 공항으로서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상반기 이후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운영이 본격 시작되면 운항편을 증대해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태평양 노선을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향후 고객 편의 증대는 물론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 창출 등의 성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천에 전용 터미널 갖
올초 개항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역시 창립 50주년을 눈앞에 둔 대한항공 역사상 손에 꼽는 변화다. 대한항공과 스카이팀이 제2여객터미널을 이용하게 되면서 환승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지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제2여객터미널 개장과 함께 미주와 연계된 아시아 환승 노선 승객 수도 늘어날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여객 사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스카이팀 항공사가 독자적인 터미널을 갖추면서 탑승 수속부터 라운지 이용까지 대한항공만의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국내 처음으로 일등석 승객을 위한 퍼스트클래스 체크인 라운지와 프레스티지석 승객 및 밀리언마일러클럽, 모닝캄프리미엄클럽 회원을 위한 프리미엄 체크인존을 새롭게 운영하고 있다. 제2여객터미널에 새롭게 설치된 대한항공 라운지에서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일등석 탑승객만을 위한 3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를 비롯해 프레스티지석 승객을 위해 서편 400석, 동편 200석 규모의 전용라운지가 조성됐다. 또한 프레스티지석을 탑승하는 밀리언마일러클럽 및 모닝캄프리미엄클럽 회원을 위한 13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를 별도 운영하는 등 프리미엄 고객에게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물이 미래 먹거리
대한항공은 이 같은 변화와 함께 올해 화물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호조 및 아시아 지역의 정보기술(IT) 화물 수요 증가 등 항공화물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교역량이 줄면서 수요 정체가 지속되던 항공화물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세계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고 전자상거래 물품 배달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항공화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분기 화물 부문에서 지역별로 골고루 실적이 개선됐다. 대양주(32% 증가) 일본(17%) 미주(3%) 유럽(3%) 동남아시아(2%) 등 전 노선에 걸쳐 수송실적(FTK)이 증가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세계 항공화물 수요가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지난달 세계적인 항공화물 IT 서비스 업체 IBS와 차세대 항공화물 시스템 ‘iCargo’ 도입 계약을 맺었다. iCargo는 운송 및 물류 IT 솔루션 전문업체 IBS가 개발한 차세대 항공화물 시스템이다. 화물 예약·영업·운송·수입관리를 총망라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iCargo 도입 이후 △온라인 판매 기능 및 화물 추적 서비스 개선을 통한 고객 편의성 강화 △운송 현장업무 모바일 적용 확대를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 △시스템 모니터링을 통한 운송 품질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차세대 항공화물 시스템 도입으로 온라인 모바일 디지털화 등 미래 사업환경 변화에 적기 대응하고 대고객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내년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항공화물사업이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화물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직항 노선 운영이다. 현재 43개국 123개 도시에 취항하는 편리한 스케줄을 제공하고 있다. 주 100여 편의 화물기를 운항한다. 12개 회원사로 이뤄진 ‘스카이팀 Cargo’의 핵심 멤버라는 것도 장점이다.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는 공동 상품을 개발 운용해 좀 더 빠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