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부터 말하면 뜻밖에도 “아무것도 없었다”가 정답이다. 다시 그날로 돌아가 보면 이때는 ‘제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난 날이었다. 태조를 도와 조선을 건국한 정도전 등 개국공신들이 이방원에 의해 참살된 때였다. 태조는 이 소식을 듣고 난 뒤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목에 이물감이 있는’ 증상을 호소했던 것이다. 즉 실제 목에 뭐가 걸린 것이 아니라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이렇게 실제 목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뭐가 걸린 것처럼 답답하고 이물감이 드는 증상을 ‘매핵기(梅核氣)’라고 부른다. 《동의보감》을 보면 ‘목에 매화나무 열매나 솜뭉치 같은 것이 맺혀 있는데, 삼켜도 삼켜지지 않고 뱉어도 뱉어지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다. 태조가 호소한 증상과 일치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답답함을 느낀다고 돼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일곱 가지 감정 상태가 과잉 작용할 때 담(痰)과 울결(鬱結)돼 형성된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매핵기의 원인이 스트레스 과잉임을 얘기해주는 것이다. 서양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히스테리 구’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 습관적으로 ‘음 음’ 하고 소리를 내는 ‘음성 틱’과도 관련성이 있어, 이 질환이 스트레스와 관련 있는 신경성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매핵기는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정신적 피로가 상당히 누적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에는 매핵기가 있을 때는 함부로 성내지 말며, 차가운 물을 피해야 한다고 기록돼 있다. 기본적으로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