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자외선 노출 자제
스키 고글 2~3년 마다 교체를
갑자기 추워지면 안압 상승

팔다리 등의 인대나 뼈에 문제가 생기는 부상을 떠올리기 쉽지만 눈을 다치는 경우도 많다. 장재우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스릴 넘치는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겨울 스포츠는 그만큼 부상 위험이 크다”며 “이상이 있으면 즉시 전문의의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탈 때는 넘어지거나 충돌하는 외상사고가 흔히 발생한다. 장시간 추운 야외에서 활동해 체온이 낮아지면 피부가 더 쉽게 찢어진다. 스키나 보드를 타다가 넘어져 얼굴 쪽에 강한 충격을 받아 눈과 눈 주위를 다쳤다면 안와골절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와골절은 눈 주위를 둘러싼 뼈가 부러지는 것이다. 근육이 부러진 뼈 사이에 오랫동안 끼어 있으면 눈 근육이 손상돼 안구운동장애, 복시가 지속될 위험이 크다. 눈 주변을 다친 뒤 안와골절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코를 푸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겨울 스포츠를 즐길 때는 자외선도 신경써야 한다. 스키장의 자외선 강도는 여름철보다 네 배 정도 강하다. 하얀 눈에 자외선이 반사돼 눈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는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노출 후 8시간 이상이 지나면 통증, 이물감, 충혈, 흐림 등 증상이 나타난다. 각막 손상, 화상 등으로 각막상피세포가 파괴되고 자외선 각막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 따라서 선글라스나 스포츠용 고글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색이 너무 짙으면 동공이 확장돼 망막으로 들어오는 자외선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색은 회색, 갈색, 노란색, 녹색 계통을 선택하는 것이 눈에 주는 부담이 적다. 선글라스나 고글에도 수명이 있다. 오래 쓰면 렌즈 표면에 흠집이 나 자외선 차단 기능이 떨어진다. 2~3년 주기로 바꾸는 것이 좋다.
갑자기 추운 온도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혈압이 높아지면 눈의 안압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고혈압 증상이 있거나 원래 안압이 높은 사람이라면 망막질환, 녹내장 등 안압 관련 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망막질환 중 망막혈관폐쇄증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겨울 스포츠를 할 때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주의해야 한다. 추위에 계속 노출되거나 급격한 기온 변화를 자주 겪으면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안구 혈관이 쉽게 상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