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전성기' 맞는 실내스포츠 성지 장충체육관
서울 장충동2가 ‘안개 낀 장충단공원’ 맞은 편에 있는 장충체육관(사진)은 한국 현대사의 주요 순간이 깃든 장소 중 하나로 꼽힌다. 권투선수 김기수는 1966년 이탈리아의 권투 영웅 니노 벤베누티를 꺾고 한국 프로권투 최초의 세계 챔피언이 됐다. 프로레슬러 김일은 주특기인 ‘박치기’ 승부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정치사적 의미도 있다. 1972년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당선과 취임식이, 1980년에는 전두환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다. 그러나 개관 이후 50년이 지나면서 비가 새는 등 시설 노후화가 심각해졌다. 잠실체육관에 밀려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횟수도 확 줄었다.

이랬던 장충체육관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장한 이후 3년 새 누적 관객이 82만 명을 넘어섰다.

서울시설공단은 2015년 1월17일 재개장한 뒤 장충체육관을 찾은 누적 관객이 82만2000명이라고 16일 밝혔다. 그동안 이곳에선 배구경기 76회를 비롯해 이종격투기, 탁구대회 등 총 107회의 스포츠 경기가 열렸다. 배구 경기가 많이 열린 것은 이곳이 우리카드 남자배구단과 GS칼텍스 여자배구단의 홈구장이기 때문이다.

문화행사도 많이 열리고 있다.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 케니 지 내한공연 등 3년간 총 254회의 행사가 열렸다. I.O.I 몬스타엑스 등 아이돌그룹, 케이윌·에일리·태진아·송대관 등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비롯해 뮤지컬, 악극·매직쇼 등 다양한 문화공연이 열렸다.

가장 많은 관객이 찾은 행사는 지난해 11월12일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KB손해보험, 여자부 GS칼텍스 대 흥국생명 간의 경기였다. 주말을 맞아 관객 5851명이 관람했다.

장충체육관 지하에 있는 보조체육관은 아마추어 배구리그, 소규모 체육대회, 동호회 생활체육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보조체육관은 3년간 1451회에 걸쳐 약 4만7000명이 이용했다. 다목적실은 피트니스, 댄스연습 등 생활체육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목적실은 총 1078회에 걸쳐 약 2만9000명이 방문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