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율리시스' 저자 제임스 조이스
“나는 이 작품 속에 너무나 많은 수수께끼와 퀴즈를 감춰뒀기에, 앞으로 수 세기 동안 대학교수들은 내가 뜻하는 바를 거론하기에 분주할 것이다. 이것은 나 자신의 불멸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1922년 출간된 《율리시스》는 서문에 적힌 이 글처럼 20세기를 대표하는 소설이면서 세상에서 가장 난해한 소설로 꼽힌다. 1904년 6월16일 단 하루 동안 주인공이 겪은 일상을 그렸지만, ‘의식의 흐름’에 따라 묘사한 까닭에 줄거리를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약 3만 개의 어휘와 10여 개의 언어를 동원한 방대한 텍스트 속의 함축적인 문장, 수많은 인용과 은유, 언어유희는 독자를 진저리치게 한다. “《율리시스》를 읽은 사람보다 이 책으로 논문을 쓴 사람이 더 많을 것”이란 말도 있다.

이 소설의 작가는 아일랜드의 제임스 조이스. 그는 1882년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언어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 아일랜드어(게일어)와 영어 외에도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노르웨이어, 폴란드어, 라틴어 등을 쓰고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율리시스》는 천신만고 끝에 프랑스 파리에서 출간됐으나 미국 정부는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금서 판정을 내렸다. 이 책이 미국 항구에서 압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친구를 동원, 밀반입을 돕기도 했다. 조국인 아일랜드에서도 1960년대가 돼서야 출간이 허용됐다.

그는 1941년 1월13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58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평생을 가난과 눈병에 시달렸지만 《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 《피네간의 경야》 등 여러 걸작을 남겼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