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고급장치로 아빠들 유혹하는 미니밴, 혼다 신형 오딧세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열 슬라이드 시트, 3열 폴딩시트 공간 활용에 좋아
캐빈와치·캐빈토크·진공청소기 등 국내 최초 기능 돋보여
카니발 장점인 고속도 버스전용차로 이용은 불가
캐빈와치·캐빈토크·진공청소기 등 국내 최초 기능 돋보여
카니발 장점인 고속도 버스전용차로 이용은 불가

오딧세이는 혼다가 1994년 북미 전용 모델로 첫 선을 보였다. 2012년 말 혼다코리아가 국내 처음 소개했으며 지난달 5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첨단 기능과 장치를 무장하고 내외관 디자인을 한껏 고급스럽게 치장하고 돌아왔다.
신차에 대한 고객 반응이 궁금해 혼다자동차에 초기 주문량을 물어봤다. 신범준 혼다코리아 홍보실장은 "지금까지 450여 대 계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계획했던 물량보다 초반 주문이 훨씬 많다"며 "적어도 한 달에 100대 이상 판매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미니밴 특성상 주행 성능이나 연료 효율보단 다양한 기능이 눈에 더 들어왔다. 운전하면서 실내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국내 처음 선보이는 새로운 기술이 많이 보였다. '캐빈와치(Cabin Watch)'와 '캐빈토크(Cabin Talk)'가 대표적. 대시보드 상단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에서 캐빈와치 기능을 찾아 누르면 2~3열 시트가 모니터 안에 들어왔다. 캐빈토크는 무선 마이크 기능이 탑재돼 운전석에서 말을 했더니 뒷좌석 스피커에서 음성이 들렸다.

트렁크를 열었더니 좌측 커버 안에 진공청소기가 달려 있었다. 짐을 싣고 다니다 보면 트렁크 바닥이 지저분해 지기 마련. 운전자들 일부는 실내 청결 유지를 위해 휴대용 청소기를 갖고 다니는데 그럴 필요가 없겠다 싶다.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것도 이색적이었다. 운전석에는 변속기가 안보여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알고 보니 혼다가 자체 개발한 버튼식 트랜스미션을 적용한 것. 자동변속기여서 운전중 변속기를 만질 필요는 없지만, 기어 변속은 스티어링휠에 부착된 패들시프트로 조작하면 됐다. 최대 10단 기어는 사실 국내 도로 환경에선 과할 정도. 고속도로를 달릴 때 시속 130㎞ 넘지 않는 속도에선 최대 8단까지만 조작이 가능했다.

일반적으로 3열 탑승객이 타고 내릴 때 2열 시트를 접어서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 이 차는 2열 시트를 옆으로 쭉 밀었더니 3열에서 타고 내리기 여유로운 공간이 나왔다. 3열 시트를 잡아 당겼더니 트렁크 바닥으로 시트가 들어가 뒷공간이 훨씬 넓어졌다. 이케아 조립가구를 차에 싣기 아주 좋아 보였다.
다만 2열 시트 등받이 각도는 좁았다. 뒤로 젖혔는데 많이 젖혀지지 않았다. 장거리 여행에서 탑승객이 휴식을 취하려면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시트를 앞뒤로 조정할 수 있는 슬라이드 폭도 좁았다. 앞다리를 쭉 뻗었을 때 조수석과 닿아 불편했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없다는 점도 아쉽다. 카니발처럼 9인승이면 가능한데, 오딧세이는 최대 8인승으로 등록됐다.
대신 다양한 안전·편의 기능은 2~3명의 아이를 둔 아빠들을 유혹할 만큼 넉넉했다. 운전중 차선을 넘어가면 운전대를 중앙으로 조정시켜 주는 차선유지보조(LKAS)도 있고, 앞서가는 차에 바짝 붙었더니 경보를 울리는 추돌경감제동(CMBS)도 안전한 운전을 도왔다.
이밖에도 속도 감응형 크루즈컨트롤, 사각지대경보장치 등 옵션으로 별도 구매해야 하는 국산차와 달리 단일 트림에 많은 기능을 넣었다.

오딧세이는 지난 5년간 수입차 시장에서 부각되지 못했다. 하지만 신차는 고급화 전략으로 어필하고 있다. 한국도요타가 판매중인 시에나가 지난 몇 년새 디자인 변경없이 시장에서 팔리고 있어서 오딧세이로서는 좀더 어필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을 잡은 듯 보인다.
혼다 상품기획팀 관계자는 "오딧세이 고객군을 보면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까지 아이들이 여럿 있는 여유있는 남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