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대상을 표적하더라도 동반진단 기술이 있으면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이 달라집니다. 국내 최초의 동반진단 기반 신약 개발이 목표입니다.”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사진)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동반진단이 신약 개발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후보물질에 반응하는 환자를 선별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동반진단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동반진단은 환자의 특정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보유 여부를 가려내 개인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다국적제약사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이 대표적인 동반진단 기반 신약이다.

지난해에만 7조원 이상 팔린 허셉틴은 암세포 표면에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단백질이 정상 수준보다 많은 유방암 환자에게만 쓴다. 미국 생명공학기술혁신기구(BIO)에 따르면 동반진단을 적용한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1상 단계 시판허가 확률은 25.9%로 그렇지 않은 경우(8.4%)보다 세 배 이상 높았다.

서울대 약대 교수인 신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항암제동반진단사업단장을 지낸 동반진단 분야 전문가다. 2007년 에이비온을 설립했다. 설립 초기엔 동물조직 분석 서비스를 하다가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에이비온은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c-Met 단백질이 과발현되는 위암 치료제(ABN401)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c-Met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는 없다. 신 대표는 “내년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혁신치료제(BTD) 신청도 할 예정이다. BTD 승인을 받으면 임상 2상 통과 시 조건부 판매가 가능하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