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와 경북 전통시장 기행 떠나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통시장 활성화 위해 경상북도 출신 시인 등과 투어 마련
안도현 시인이 이끈 기행 '호평'
소설가 성석제 내달 지역 명소 등 찾아
안도현 시인이 이끈 기행 '호평'
소설가 성석제 내달 지역 명소 등 찾아

지난 13일 경상북도가 전국 최초로 시도한 작가와 함께하는 ‘전통시장 이야기 인문기행’에 참가한 안도현 시인은 풍산장터의 어릴 적 추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올해 가을의 풍산장터는 어떻게 변했을까, 어릴 때 찍어놓은 내 발자국은 아직 남아 있을까라는 설렘을 안고 고향 장터를 찾았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작품 속 배경이나 작가들이 살았던 곳의 추억을 되살려 스토리텔링 소재로 활용해 시골의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색다른 접근이다. 김남일 경상북도 일자리민생본부장은 “전통시장에 천편일률적으로 아케이드를 설치해 지역마다 똑같은 시장을 만들어서는 시골 시장을 살릴 수 없다”며 “장터에서 살았던 작가들의 추억을 기반으로 옛 정취를 살리고 문학과 예술 스토리로 전통시장을 살려보려는 취지로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13~15일 인문기행을 이끈 안 시인은 예천군 호명면 황지동에서 태어나 안동 풍산초등학교를 다녔다. 경북도 관계자는 “시인의 어머니가 풍산시장에서 장사를 하다 슈퍼마켓에 밀려 대구로 옮겨가야 했던 아픈 추억도 있다”고 말했다.
안 시인은 13일 안동 풍산시장과 봉정사, 이천동 석불에 이어 이튿날에는 예천 용궁시장, 회룡포, 금당실 마을과 영주 풍기인삼시장과 무섬마을 등을 방문해 옛 기억을 떠올리며 밥도 먹고 물건을 사기도 했다. 인문기행단에는 아마추어 화가, 웹툰 작가, 파워블로거 등 시민들도 동행했다.
11월 초에는 상주 출신 성석제 소설가가 상주 중앙시장과 문경 아자개시장을 중심으로 한 인문기행에 나선다. 경상북도는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경북지역 작가와 전통시장, 거리 등을 연계해 전통시장 활성화와 지역을 주제로 한 콘텐츠 발굴 등에 나설 예정이다.
김주영 소설가는 청송 진보시장을, 김연수 소설가와 문태준 시인은 김천역 앞 뉴욕제과와 김천장을, 김명인 시인은 울진 후포시장을 추억으로 소개하는 등 지역 명소와 시골 장터 등을 작품에 등장시키고 있다.
김 본부장은 “경북 출신 유명 작가들이 고향의 전통시장을 살리는 일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이재환 이야기경영연구소 부소장은 “기행단을 운영해 보니 예천 용궁시장에서 파는 참기름과 단골식당 등 전국적인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 많았다”고 말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