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사람] 화장하고 카메라 앞에 선 '어덜키즈'
화장하고 카메라 앞에 선 '어덜키즈'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화장품 사용법 안내 책자를 배포했습니다. 이른바 '소중한 내 피부를 위한 똑똑한 화장품 사용법'.

화장하는 아이들이 많아지자 식약처가 적극적으로 어린이‧청소년에게 맞는 화장품 및 안전한 사용법을 알리고자한 거죠. 화장이 더이상 어른만의 전유물이 아니란 뜻입니다.
[여자사람] 화장하고 카메라 앞에 선 '어덜키즈'
식약처 안내책자는 3종으로 구성됩니다. 첫 책은 10살 미만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예쁜 나’입니다. 중고등학생뿐 아니라 10살 미만의 어린 여자아이들도 화장을 자주 한다는 뜻이죠.

화장 같은 어른 문화를 흉내 내는 아이들을 가리켜 ‘어덜키즈’라고 합니다.
어른 같은 아이라는 뜻이죠.
  • 어덜키즈 : '어덜트(adult:어른)'와 '키즈(kids:아이들)'의 합성어, 어른들처럼 옷을 입고 화장을 하여 어른 흉내를 내는 어린이들 (출처: 네이버 오픈사전)

시민단체 녹색소비자연대는 지난해 '어린이 화장품사용 실태조사'도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꽤 신선했죠. 우리 초등학생 4명 중 1명(24.2%)이 색조화장을 해봤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엔 남자 학생도 포함됩니다.

여학생만 따지면 색조화장을 해본 여자 초등학생은 42.7%, 즉 절반에 달합니다. 중학생, 그리고 고등학생으로 올라가면 화장경험 비율은 급격히 증가하죠. 여중생은 73.8%, 고등학생은 76.1%에 달합니다. 화장 안해본 여학생 찾기가 더 어렵다는 뜻이죠.

○ ‘색조화장’ 해본 경험이 있다
-초등학생 24.2%
-중학생 52.1%
-고등학생 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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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조화장’ 해본 경험이 있다 (여학생만)
-초등학교 42.7%
-중학교 73.8%
-고등학교 76.1%
(남학생의 경우 초·중·고등학교 모두 3% 미만)

*조사기간: 2016년 5월1일~10월31일, 6개월
*대상: 전국 초·중·고등학생 4736명(초등학생(8세~13세) 2145명, 중학생(14~16세) 1777명, 고등학생(17세~19세) 814명)

이제 화장 잘하는 능력은 초등학생 사이에도 선망의 대상입니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초딩 메이크업’을 검색하면 진한 화장을 한 여학생이 직접 출연하는 방식의 약 2만5000건 동영상이 쏟아집니다.
[여자사람] 화장하고 카메라 앞에 선 '어덜키즈'
초등학생들이 직접 메이크업을 하고, 화장품의 장단점을 비교 설명합니다.
선망하는 연예인이나 아이돌의 화장법을 똑같이 따라하는 방법도 상세히 설명하죠.
여러가지 색조 화장품 및 도구를 능숙하게 사용합니다. 성인여성 못지않죠.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 뜬 의류 광고 등에서도 진하게 화장한 아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아동복 판매 온라인 쇼핑몰엔 진한 화장을 한 아동 모델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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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보다 어린 미취학 아동으로 추정되는 꼬마 아이들도 눈에 띕니다. 이들 역시 어른 못지않은 진한 색조 화장을 한채, 몽롱한 시선으로 카메라를 향해 한껏 광고 포즈를 취했죠.

이를 본 네티즌들의 의견은 다양하게 엇갈립니다.
'귀엽기만 한데 애들이 화장해 보는 것도 귀여워요'
‘아이 넘 이뻐요~ 잘 보고 갑니다^^’
'호기심으로 화장할 수 있죠'

혹은

‘화장 어릴 때부터 하면 얼굴 상하는데.’
‘미안하지만 어린아이가 화장하는 건 좀’

[여자사람] 화장하고 카메라 앞에 선 '어덜키즈'
"어린아이들이라고 해서 꾸미는데 제약이 있나요?
귀엽고 예쁘기만하네요" - 김모양, 32세

"일단 쇼핑몰 모델로 서는 아기라면
어느정도 화장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서모양, 25세

“성장기 아이들한테 색조 화장품 성분이 좋을 리가요.
되도록 하지 않는게 좋죠.” - 이모양, 28세

“애들끼리 하는 거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상품 판매를 위해 어른이 애들에게 화장 시키는 건 좀...
나이에 맞는 자연스러운 느낌이 없어요.” - 박모양, 26세

“어릴 때 아이 자체적으로 꾸미지 않은 수수한 모습이 예쁜 건데 성인의 예쁜 모습으로 꾸며놓으니 별로에요” - 김모군, 30세

점점 화장이 진해지는 우리 아이들

한켠으론 예쁘지만,
걱정된다는 시선도 만만찮습니다.

색조화장에 빠진 꼬마 아이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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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연구= 강동희 한경닷컴 기자 ar491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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