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미국 호텔 '로비전쟁'
숙박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와 미국 호텔업계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로비 전쟁을 벌이고 있다. LA시가 숙박공유 관련 법령 제정에 나서자 에어비앤비는 규제를 막기 위해, 호텔업계는 숙박공유 제한을 위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에어비앤비가, 뉴욕에선 호텔업계가 완승을 거둔 상태여서 LA에서의 승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숙박공유 규제 강화 등을 막기 위해 지난해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뉴욕 등에서 150만달러(약 17억원)에 달하는 로비 자금을 썼다. 이는 2015년(80만달러)보다 두 배가량으로 늘어난 액수다. 호텔업계도 협회 등을 통해 이보다 더 많은 280만달러의 돈을 뿌리며 에어비앤비 반대에 나서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여러 정책 중 가장 우선순위가 에어비앤비 등 숙박공유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설립된 에어비앤비는 지난 2년간 세계에서 숙박공유에 등록된 집을 두 배 이상 늘렸다. 숙박공유가 확대되며 호텔업계는 시장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숙박공유에 제한을 둔 도시에선 에어비앤비 점유율이 떨어지는 추세다.

호텔업계가 반발하면서 미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숙박공유 규제에 나서고 있다. 2015년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주택 단기 렌털을 제한하는 법안을 16 대 1로 부결시켰다. 샌프란시스코는 에어비앤비 본사가 있는 도시다. 하지만 뉴욕주는 작년 11월부터 집주인이 30일 이내 단기 임대를 위해 에어비앤비 등에 집을 홍보하는 걸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최대 7500달러의 벌금을 매길 수 있게 했다. 이는 뉴욕시에만 호텔이 2000여 개에 달하는 등 주력산업 중 하나가 호텔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미국 2대 도시인 LA로 옮겨붙었다. LA는 집주인이 숙박공유를 통해 집을 빌려줄 수 있는 날을 제한하는 규제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에어비앤비가 지난 1년간 LA에서만 로비 홍보 등에 190만달러를 썼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