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이 시애틀 이외 지역에 ‘제2 본사(HQ2)’를 세우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과 캐나다 도시 수십 곳의 유치전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아마존이 내세운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도시로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를 꼽았다.

아마존은 지난 7일 5만 명 이상의 직원을 수용할 수 있고 미 국방부(펜타곤·약 61만㎡)보다 넓은 면적에 제2 본사를 세울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선정 도시에는 앞으로 20년간 50억달러가량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신문은 아마존이 내놓은 8쪽짜리 요구사항에 걸맞은 곳을 직접 따져봤다. 일단 인구가 100만 명 이상이라는 요건에 맞는 도시는 미국 내 53곳, 캐나다 내 6곳이다. NYT는 같은 조건으로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캐나다는 배제하고 미국 내 도시 중 지난 10년간 일자리 증가율이 높았던 지역 25곳을 추렸다. 그중 대학이 발달해 고학력 기술 및 과학 관련 종사자가 많은 도시 14곳, 이 가운데서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으면서도 편의시설이 많아 삶의 질이 높은 도시 9개를 선별했다.

이어 통근시간 혼잡이 심한 상위 15개 도시에 포함되는 곳을 배제했다. 시애틀 뉴욕 워싱턴 등 주요 도시로 이동하기 쉽게 공항이 가까운 곳을 골랐다.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애틀랜타, 마이애미, 댈러스, 오스틴이 탈락하고 포틀랜드, 덴버, 워싱턴DC, 보스턴 네 곳으로 후보군이 압축됐다.

NYT는 이 중에서 아마존이 요구하는 대로 73만㎡짜리 부지를 내줄 수 있고 세제 혜택도 공격적으로 제공할 뜻을 밝힌 도시는 덴버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레온하트 NYT 칼럼니스트는 미국 내 부유한 도시가 주로 동부와 서부에 쏠려 있는 점을 감안해 아마존이 ‘애국적’인 관점에서라도 덴버와 같이 중부에 있는 도시를 고르는 것이 좋겠다고 추천했다.

1994년 시애틀 인근에서 설립된 아마존은 2010년 시애틀 도심으로 본사를 옮겼다. 처음에는 임직원 수가 3000~4000여 명이었으나 지금은 4만 명이 넘어 새로운 본사를 세워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