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형 도어록 손잡이를 잡고 몸쪽으로 당기니 잠겼던 문이 열렸다. 손잡이 뒷면 감지센서가 집주인 지문을 인증했기 때문이다. 채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국내 중소업체 엔텍스가 올초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에서 선보인 ‘마지(MAZI) 스마트도어록’이다. 다른 지문 인증 도어록 제품처럼 손가락을 따로 센서에 대는 단계를 없앴다. 손잡이를 잡기만 하면 지문 인식이 끝나는 ‘원스텝 개폐 방식’이다. 손잡이를 밀면 닫히고 당기면 열려서 일명 ‘밀당 도어록’으로도 불린다. 조성완 대표는 “직접 개발한 지문 인식 손잡이를 적용해 기존 제품보다 보안성·편의성은 높이면서 가격은 경쟁사보다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조성완 엔텍스 대표가 경기 군포시 본사에서 ‘마지(MAZI) 스마트도어록’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하 기자
조성완 엔텍스 대표가 경기 군포시 본사에서 ‘마지(MAZI) 스마트도어록’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하 기자
◆밀고 당기면 열리는 ‘밀당 도어록’

엔텍스의 마지 스마트도어록은 잠금 해제 방법만 다섯 가지다. 지문 이외에 패턴 인증, 카드 키, 비밀번호 입력, 스마트폰 연동 방식을 모두 제공한다. 지문은 방향 구분없이 360도 어떤 각도에서도 인식이 가능하다. 인식 센서는 손잡이 후면에 있다. 패턴 인증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듯이 손가락으로 원하는 모양을 입력하면 된다. 문을 열거나 외출 시 보안모드도 작동할 수 있다. ‘허수 기능’으로 보안성을 강화했다. 올바른 패턴 입력 전에 틀린 패턴을 섞어 쓸 수 있다.

일체형 설계로 온도 차나 외부 충격으로 생기는 오작동 우려를 크게 줄였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영하 50도에서도 정상 작동한다. 이중 설계로 내화성능을 높였다. 절도 등의 목적으로 외부에서 열을 가해 도어록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면 도어록은 열리지 않는다. 반대로 화재 시 안쪽 개폐기에 이상 열이 감지되면 잠금이 해제된다. 전자회로는 녹더라도 수동으로 문을 열 수 있다. 설치는 간편해졌다. 현관 문 안팎에 도어록 몸체(모듈) 두 개를 고정하면 된다. 설치할 때 쓰는 고정나사(피스) 수도 크게 줄였다.

◆소비자 대상 첫 브랜드 ‘마지’

2002년 설립된 엔텍스는 주로 건설사에 주방·욕실용 영상기기와 전화기 등을 공급했다. 본격적으로 스마트도어록 시장에 뛰어든 것은 2014년으로 후발주자다. 2년여간 공을 들여 지난해 가정용 도어록 브랜드 ‘마지’를 선보였다. 올해는 월 1000~3000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소비자 직접 판매(B2C) 대상 첫 제품을 내놓았다.

올 상반기 CES에 이어 참가한 베트남 하노이 전시회와 중국 선전 전시회에서 국내외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최근 중국 업체와 총판 계약을 맺었다.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도 테스트 제품을 납품했다.

조 대표는 “비록 후발주자지만 기존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확신한다”며 “기존 제품 최고 사양보다 더 개선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텍스는 다른 생체 인증 기술을 적용한 개폐 장치도 개발 중이다. 이명열 엔텍스 도어록사업본부장은 “지문이 선명하지 않거나 땀이 많은 사람까지 고려한 생체인증 도어록 신제품을 연구하고 있다”며 “국내 스마트도어록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가정용 보안장치를 대표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군포=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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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8월)에 선정된 으뜸중기 제품 △태양산업조명-LED완전방수등 (032)683-4501 △엔텍스-원스텝 오픈 마지(MAZI) 도어록 070-8285-4500 △디프로매트-프리미엄 금고 (051)831-4400 △아람휴비스-베베스캔 (031)732-6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