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안락한 열차 개발하는 현대로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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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왕 기술연구소
이젠 소음·진동과의 싸움
페라리가 쓰는 MR댐퍼 적용…열차 흔들림 30% 줄여
급커브구간 달리며 안전성 검증
가상시뮬레이션 '힐스'로 1년 걸리던 시험 한달 만에 끝내
이젠 소음·진동과의 싸움
페라리가 쓰는 MR댐퍼 적용…열차 흔들림 30% 줄여
급커브구간 달리며 안전성 검증
가상시뮬레이션 '힐스'로 1년 걸리던 시험 한달 만에 끝내


현대로템은 페라리 등 최고급 외제차량에만 쓰이던 MR댐퍼 기술을 세계 최초로 철도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열차 내 흔들림(진동)을 30%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일반 유압댐퍼는 기름을 쓰지만 MR댐퍼는 자성을 띤 액체가 들어가 전기신호에 따라 고체화되면서 충격 흡수력이 배가되는 구조다. 현대로템의 이 기술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서도 수요가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 기술을 내년 출시하는 상용차(유니버스)에 적용키로 했다. 이어 제네시스 시리즈에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기술 바탕엔 가상시뮬레이션 시스템 ‘힐스’가 있다. 현대로템은 2015년 말 업계 최초로 힐스를 도입했다. 보통 열차 1량을 만드는 데 3억원, 시험주행 노선 1㎞를 건설하는 데는 1000억~1500억원이 든다. 철도업계가 자동차처럼 시험주행을 하거나 승차감 테스트를 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현대로템은 힐스를 통해 완벽한 MR댐퍼가 나올 때까지 무한 반복 시험을 하고 있다. 실제 운행 시 발생할 수 있는 고장, 탈선, 태풍, 지진 등 수십 가지 변수를 넣어 안전성도 검증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1년 걸릴 시험을 한 달 안에 끝내고 수조원의 시험비용도 아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열차가 가장 많은 소음을 낼 때는 급커브 구간을 지나는 순간이다. 원심력에 의해 열차가 바깥쪽으로 쏠리면서 철로와 마찰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올해 말까지 세계에서 가장 급한 곡선(반경 15m)도 주행할 수 있는 열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소음 문제는 각종 센서를 통해 열차 내 바퀴의 회전 반경과 속도를 제어하는 기술 개발로 해결했다. 급곡선 주행 시 소음을 15데시벨(㏈)가량 줄였다.
현대로템은 고속열차에 따른 소음과 풍압을 측정하는 ‘열차풍 측정시스템’도 이달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노주현 현대로템 파트장은 “소리와 진동이 가장 적도록 열차를 공기역학적으로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의왕=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