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만찬 때, 한복 입는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와의 정상 만찬에서 어머니가 물려준 옷감으로 만든 한복을 입는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옷감은 수십 년간 서울 광장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한 김 여사의 어머니가 문 대통령 부부가 결혼할 때 선물로 준 것이다. 천연 쪽물과 홍두깨를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한국 고유의 색감을 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가 한복이 일상에서 많이 활용돼 한복 옷감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여사의 한복은 단아함과 우아함을 살린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한복과 함께 들 손가방은 한국적 소재인 나전(螺鈿)으로 장식했다. 신발은 버선코의 곡선을 살린 ‘버선 슈즈’다. 출국 때 신은 버선 디자인 신발은 김 여사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미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릴 때 입은 하얀 바탕에 푸른색 나무 그림이 새겨진 상의(사진)도 눈길을 끌었다. 옷에 프린팅된 작품은 정영환 작가의 ‘그저 바리보기’란 그림이다. 팍팍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는 방미 기간 의상에 파란색을 강조했다”며 “파란색은 편안함, 신뢰, 성공, 희망을 나타낸다. 한·미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첫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방미 기간 중 민화를 모티브로 한 블라우스도 입을 예정이다. 김 여사가 입을 옷의 문양은 효제충신(孝悌忠信) 민화 문자도의 글자 중 ‘悌(제)’ 자의 마주 보고 앉은 새 모양을 반복 배치해 만든 패턴으로 미국을 형제 관계로 여긴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 의상은 지난 3월 브랜드 해일(HEILL)의 디자이너 양해일, 양이네스 부녀가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옷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