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지지자에게 둘러싸여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지지자에게 둘러싸여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2주일여 앞둔 상황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 구도’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는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안 후보를 오차범위 밖인 9%포인트 앞섰다. 한경·MBC의 지난 7~8일 조사에서 0.7%포인트 차로 추격했던 안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상승세가 꺾이고 일단 조정 국면에 들어선 모양새다. 특히 지난 조사에서 다자대결을 제외한 4자 간 가상대결에서 모두 이긴 안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는 문 후보에게 모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안 후보 지지율에서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일시 조정 국면을 거쳐 다시 양자대결 구도를 회복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국민과의 약속, 미래비전 선언 선포식’에서 두 손을 번쩍 들어 지지자의 성원에 화답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eat@hankyung.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국민과의 약속, 미래비전 선언 선포식’에서 두 손을 번쩍 들어 지지자의 성원에 화답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eat@hankyung.com
◆文, 다자 가상대결에서 모두 완승

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와의 격차를 벌리며 독주체제를 굳히는 분위기다. 이번 조사에서 문 후보는 39.1%로 안 후보(30.1%)를 9%포인트 앞섰다. 2차 TV토론에서 불거진 북한 ‘주적’ 발언 논란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문건’ 진실 공방 등으로 문 후보가 경쟁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지만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2주 전 같은 조사에 비해 문 후보는 3.9%포인트 올랐지만 안 후보는 4.4%포인트 빠졌다. 안 후보의 중도·보수층 지지가 문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쪽으로 일부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 후보는 9.5% 지지율로 직전(7.4%)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안 후보와 홍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등과의 후보 단일화 및 연대를 가정한 가상대결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조사에서 모두 승리한 안 후보는 4자 가상대결에서도 문 후보에게 밀렸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단일화로 유 후보가 빠진 4자 대결에서 문 후보는 40.1%로 안 후보(30.9%)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홍 후보가 빠진 대결에서도 문 후보는 38.5%로 안 후보(31.4%)를 7.1%포인트 차로 제쳤다.

다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후보 단일화는 문 후보 견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로 단일화한 가상대결에서 문 후보(39.6%)와 안 후보(35.2%)의 지지율 차이는 오차범위인 4.4%포인트에 불과했다. 안 후보와 유 후보 간 후보 연대 및 단일화가 선거 막판까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막판 후보 연대 및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51.2%는 “가능성이 없다”, 39.5%는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부동층 25.5% 표심 주목

TV토론과 후보 지지율 변화의 상관관계를 둘러싸고 이견이 많다. 두 차례 TV토론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심상정 정의당 후보(4.1%)와 유 후보(3.8%)는 직전 대비 각각 0.9%포인트와 1%포인트 지지율이 올랐다. 이 같은 지지율 변화에도 지지 후보를 교체하는 데 TV토론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 ‘TV토론회가 후보를 결정하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63.6%가 “영향을 미친다”, 33.5%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지금 지지하는 후보를 선거 당일까지 계속 지지할 것인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61.2%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계속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은 25.5%로 직전 조사보다 10%포인트 줄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