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흡연맵] 모두가 불만‥정책 사각지대 '흡연구역'
[편집자 주] 뉴스래빗 데이터저널리즘 특집 #서울OO맵 세번째. #서울흡연맵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1편 #서울커피맵, 2편 #서울치킨맵은 음식 주제였습니다. 서울시가 열린 데이터 광장에 공개한 음식점 식품위생업소 현황을 업종·지역·시기별로 분석했죠.

[#서울흡연맵] 모두가 불만‥정책 사각지대 '흡연구역'
3편의 주인공은 담배입니다.뉴스래빗은 #서울흡연맵 시각화를 위해 서울시 금연 구역 현황을 각 구청 홈페이지에서 전수 수집했습니다. 이어 담배를 피울 수 있는 흡연구역 현황은서울시 및 산하 25개 구 전체 담당과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했습니다. 금연 관련 자료는 많지만 흡연 정책 정보는 찾을 수 없었던 탓입니다.

뉴스래빗은 2주 간에 걸친 정보공개청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 최초 서울 금연 및 흡연구역 지도, #서울흡연맵을 완성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서울시 및 각 구청 별 금연 및 흡연 정책 문제점을 분석했습니다. 담배 연기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비흡연자도, 타인에게 민폐 끼치지 않고 담배를 태우고 싶은 흡연자도 모두 서울 금·흡연 정책에 불만인 이유를 도출했습니다. 자욱한 담배 연기마냥 가슴 답답한 #서울흡연맵으로 함께 들어가보시죠 !.!

#1.금연 1만8485곳 vs 흡연 79곳

뉴스래빗이 서울 금연·흡연구역 데이터 수집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흡연맵을 만든 결과 시울시 등 지자체 공식 지정 금연구역은 현재 1만8485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시와 각 구가 금연 관련법령에 따라 고시·공고했거나, 열린데이터광장, 공공데이터포털 등에 공개한 데이터의 전수입니다. 대표적으로 어린이놀이터·학교·유치원·어린이집·버스정류소·주유소·가스충전소·지하철출입구·하천·특화거리·공원 등 금연구역입니다. 서울시 산하 25개 구가 조례로 지정한 실외 금연 구역들 모두 포함됩니다.

[#서울흡연맵] 모두가 불만‥정책 사각지대 '흡연구역'
* 여기서 잠깐 : 구 조례보다 상위법인 국민건강증진법이 정한 실내 금연구역까지 합하면 실제 금연구역은 훨씬 많습니다. 증진법은 연면적 1000제곱미터(약 302.5평) 이상의 건축물, 공공기관, 숙박업소 등 대다수 실내를 금연구역으로 정합니다. #서울흡연맵 길거리 간접흡연을 유발하는 구 조례 기반 실외 금연구역을 지도 표시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반면 서울시 공식 자료로 등록된 흡연구역은 79곳에 불과했습니다. 서울 내 25개 구 보건 담당자에게 일일이 흡연구역 설치 및 관리 현황을 확인한 전수입니다. 서울시 및 구청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금연구역 현황과는 달리 흡연구역 현황은 유독 미공개입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2. 금연구역 5년간 99.9% 폭증

뉴스래빗은 총 1만8485곳 금연구역을 빨간색으로, 79곳 흡연구역은 파란색으로 #서울흡연맵에 표시했습니다. 뿔뿔이 흩어진 서울시 공식 금연·흡연구역 데이터를 한 데 모은 국내 최초 인터랙티브(interactive) 지도입니다.

▽ 서울 금연구역 1만8485곳 인터랙티브 지도
▽▽ 크롬·파이어폭스·사파리 브라우저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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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금연구역 1만8485곳 자치구별 현황
▽▽ 크롬·파이어폭스·사파리 브라우저 전용
▽▽ 각 막대 터치로 세부 정보 확인 !.!



1만8485곳 vs 79곳. 숫자부터 금연구역은 흡연구역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할 곳은 엄청나게 많지만 담배를 자유롭게 피울 수 있는 공간은 극히 소수입니다.

서울 한 구당 금연구역은 평균 739곳이 있습니다. 반면 흡연구역은 3곳에 불과하죠. 금연구역이 가장 많은 곳은 노원구(1276곳)입니다. 이어 강서구(1231곳), 구로구(1218곳), 강남구(1188곳), 서초구(1167곳), 성북구(1121곳), 영등포구(1040곳) 순입니다.

1만8485곳 금연구역의 99.99%인 1만8483곳은 2012년 이후에 생겼습니다. 2011년 12월 31일까지만해도 서울시 공식 지정 금연구역은 구로 아트밸리길과 구로 걷고 싶은 거리 2곳 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12년 경 '금연환경 조성 및 지원', '간접흡연 피해 방지'와 같은 금연 정책 관련 조례를 경쟁적으로 도입하면서 5년만에 1만8483곳이 폭증했습니다.

▽ 서울 흡연구역 79곳 인터랙티브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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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흡연구역 79곳 자치구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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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구역이 그나마 가장 많은 구는 서초구(11곳)입니다. 영등포구(10곳), 송파구(9곳), 종로구(9곳), 서대문구(8곳), 중구(7곳) 순입니다. 흡연구역이 한 곳도 없는 서울 자치구는 8개나 됩니다. 강동·강북·관악·금천·노원·도봉·동작·성북구입니다.

이는 서울시나 구청이 법률에 근거해 흡연구역으로 지정하고, 공식 관리하는 흡연구역이 단 한 곳도 없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왕십리역 광장 북측 흡연구역은 성동구가 공식 설치했습니다. 반면 서울역 흡연부스는 서울시나 용산구가 공식 지정한 흡연구역이 아닙니다. 한국철도공사가 자체 설치한 흡연구역이고, 서울시나 용산구는 관내 흡연구역이 있다는 사실만 파악하고 있을 뿐이죠. 서울 25개 구청이 파악하지 못한 흡연구역도 많습니다. 건물 후미진 구석 어딘가에 자리잡은, 건물주가 임의 지정한 흡연구역들 말입니다.

#3. '흡연 데이터' 미공개인 이유

금연 환경을 관장하는 최상위 법인 국민건강증진법은 금연구역 지정 장소에 흡연실 설치도 권고하고 있습니다.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곳엔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다'는 9조 4항입니다.하위법인 보건복지부령은 흡연실 설치 가이드라인도 정하고 있습니다. 국가법은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이 함께 설치될 필요가 있다고 규정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공항 등 실내 금연구역엔 의무사항이 아님에도 흡연실이 딸려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나 각 구청은 법령대로 흡연구역을 금연구역만큼 지정하거나 파악하지 관리하지 않습니다. 뉴스래빗 취재 결과 서울시나 구청의 공식 흡연구역 관련 업무는 매달 금연구역 점검 때 '흡연실 유무'를 파악하는 게 전부입니다. 금연구역 관리 실태를 점검하면서 흡연 구역도 주변에 함께 있는지만 부가적으로 보는 겁니다. 흡연시설 점검 인력도, 점검 대상을 정하는 기준도 제각각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지저분한 흡연구역 상태 점검 및 관리는 애시당초 업무에 없습니다.

금연구역은 그 지정과 관리가 법적 의무로 정해져 있는 반면 흡연구역은 설치·관리·폐쇄까지 모두 자율입니다. 허가나 신고 제도도 없죠. 만들면 비흡연자에게, 없애면 흡연자에게 민원이 들어와 생겼다 사라지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서울시는 이 같은 현실을 이유로 흡연구역 정책에 사실상 손을 놓았습니다.

금연구역은 각 구 보건소가 꾸준히 관리합니다. 뉴스래빗 취재 결과 서울 각 구는 시간선택제공무원을 고용해 흡연자를 단속하고 매달 금연구역을 점검합니다. 금연구역을 새로 지정할 경우 반드시 시민에게 고시합니다. 반면 금연구역과 함께 흡연구역을 설치하는 정책엔 관심조차 없습니다. 상위법이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병기하고 있지만 법적 의무는 아닌 탓입니다.

흡연구역을 파악하지도, 관리하지도 않으니 흡연권 보장은 자연스레 서울시 정책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이 탓에 서울시나 구청이나 시내 흡연구역 관련 공식 데이터가 거의 없는 겁니다. 금연 구역 및 정책 정보는 홈페이지에 자랑스레 공개돼도, 흡연구역 관련 데이터는 찾을 수 없는 핵심 이유입니다.

#4. 서울시 "금연 외엔 전부 흡연 가능"?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울시나 구청이 직접 설치했거나 관리하는 흡연구역 79곳 외 흡연구역 현황은 서울시나 구청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체 흡연구역이 청결히 운영되는지, 간접흡연을 야기하지는 않는지 등 별도 관리 기록도 없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 한 구청의 보건소 담당자는 "흡연구역 관리는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므로 별도 관리하지 않는게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뉴스래빗은 정부가 담배를 합법적으로 판매하면서도, 유독 흡연 관리 정책엔 인색한 배경을 추가 취재했습니다. 서울시 건강증진과 담당자에게 금연구역-흡연구역 수가 과도하게 차이나는배경을 묻자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단순 숫자 비교하면 곤란하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담당자는 "서울시 전체 면적 중 금연구역 비중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시는 금연구역 외에는 전부 흡연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금연구역을 제외하면 전부 담배를 자유롭게 태울 수 있는데 굳이 흡연구역을 설치 지정 관리해야하느냐는 반문이었습니다.

서울시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서울 금연구역 면적은 82.51제곱킬로미터(㎢)로 서울 전체 면적(605.26㎢)의 13.6% 입니다. 담당자 말대로면 서울의 나머지 공간 86.4%는 흡연구역이란 뜻입니다. 서울시가 흡연구역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관리하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 대다수 공간(86.4%)이 직·간접 흡연 피해에 늘상 노출될 수 있는 셈입니다.

#5. 담배는 합법 판매..정책은 '금연' 뿐

서울시와 각 구 보건소 담당자는 "흡연구역 설치·관리는 '금연 장려' 서울시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입을 모아 항변했습니다. 상위 지차제인 서울시청 담당자는 "(흡연구역 설치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의견 충돌도 분분하고, 전문가들도 금연사업을 하면서 흡연 시설을 설치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고 뉴스래빗에 말했습니다. 다만 "과도기적 차원에서 흡연실 설치를 고려하고는 있다"며 "지난해 시민 대토론회 열어 받은 의견으로 만든 (흡연시설) 가이드라인이 자치구로 내려간 상태"라고도 덧붙였죠.

이 같은 서울시 입장에 자치구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복수의 구 보건소 담당자들은 입을 모아 "흡연구역은 흡연자의 편의를 위한 것이므로 설치하고 적극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한 구청 보건소 담당자는 "앞으로도 흡연구역을 설치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어느 곳이든 (흡연구역을) 설치하면 그 주변은 일단 간접흡연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며 "비용 문제, 관리 문제 등 2차적 문제 뿐 아니라 아무리 깨끗하게 관리 해도 비위생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흡연자와 흡연 구역 자체를 강하게 부정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서울시와 구청 간 정책 엇박자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6. 모두가 불만일 수 밖에 없다

금연 정책만 있고 흡연 정책은 없는 서울. 서울시가 금연정책에만 몰두하는 사이 간접흡연 피해는 서울의 86.4% 공간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담배 연기가 싫은 비흡연자, 한 갑에 2500원 이상 오른 세금을 내고 담배를 구입한 흡연자 모두 서울 시내 곳곳에서 뒤섞이고 있습니다.

흡연자·비흡연자 모두 불만족일 수 밖에 없는 정책 구조 탓이 큽니다. 정부는 합법적으로 담배를 판매해 세수를 확보하고 하면서도 흡연 정책 구상은 안중에 없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8월 흡연권도 헌법상 기본권 일부로 보장받아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흡여을 싫어할 '혐연권'보다 하위 기본권이긴 하지 '흡연권'도 엄연히 헌법 상 기본권의 일부(헌재 2004.8.26. 선고 2003 헌마 457 결정)라는 판단이었습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일찍이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는 대신 공식 흡연시설을 거리 곳곳에 설치했습니다. 비흡연자의 광범위한 간접흡연 피해는 줄이고, 합법적으로 담배를 구입한 흡연자의 흡연권도 확실히 보장하겠다는 게 정책 취지입니다. 영세 사업자가 흡연시설 설치할 경우 비용의 25% (최대 약 2100만 원정도)까지 정부가 지원할 정도죠 !.!
[#서울흡연맵] 모두가 불만‥정책 사각지대 '흡연구역'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여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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