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타격…"업계 매출 14% 줄 것" 전망
SK, 면세점 공간 전환 추진…인천공항 입찰 경쟁에도 영향

◆SK, “면세점 공간 전환 추진”

워커힐면세점은 2015년 11월 면세점 특허 획득에 실패한 뒤 작년 5월 문을 닫았다. 작년 12월 사업권 재탈환에 나섰지만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등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일각에선 SK가 오는 6월께 시작될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만료 사업권 입찰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2015년 말 6개이던 서울 시내면세점 수가 올해 말 13개로 늘어나는 반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유커는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자 면세점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사업권을 획득해도 면세점 한 곳 운영만으론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점도 면세 사업을 접기로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HDC신라도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사업권 획득을 사실상 포기했다. HDC신라는 작년 말 시내면세점 사업권 경쟁 때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내세워 강남 입성을 노렸다. 사업권 획득에 실패하자 아이파크타워 주인인 현대산업개발은 HDC신라와 아이파크타워 임차 계약을 끝내고 현재 다른 입주자를 찾고 있다. 강남 면세점 사업을 할 수 있는 거점을 포기한 셈이다. HDC신라 관계자는 “향후 다른 공간을 임차해 쓸 수 있지만 아이파크타워에서 면세점 사업을 추진하기 힘들어진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매출 급락 우려
신규 면세점들은 1년 가까이 어려움을 겪다 올 들어 한두 곳씩 흑자로 전환하고 있다. HDC신라가 개점 1년 만인 지난 1월부터 2개월 연속 영업흑자를 낸 데 이어 지난달엔 신세계면세점이 개장 9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두산이 작년 5월부터 동대문에서 운영 중인 두타면세점의 실적도 지난달부터 상승 곡선을 탔다. 지난달 매출이 1월보다 64% 늘어 오는 6월이면 월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령이 발표됐다. 오는 15일부터 중국 여행사를 통해 방한하는 유커가 사라지면 기존 면세점에 비해 고객 기반이 약한 신규 면세점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오는 12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면세점이 개장하면 출혈경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기존 면세점도 사드 여파를 피해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한국 면세점 업계 매출이 작년보다 14%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CLSA증권은 작년 대비 매출이 8% 줄 것으로 예상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