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중동 지역 등에서 해외 수주가 늘 것이란 기대감에 건설주가 상승세를 탔다.

현대건설은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350원(2.91%) 오른 4만78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1년 내 최고가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한 달간 18%가량 올랐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수익성이 높은 중남미 등 신흥국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올해 바레인 오만 등지에서 수주를 앞두고 있어 전체 해외 수주량이 늘 전망”이라고 말했다. HMC투자증권은 이날 현대건설 목표주가를 기존 5만4000원에서 6만1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삼성엔지니어링(2.06%) GS건설(2.41%) 등 해외 수주를 주력으로 하는 다른 건설업체 주가도 함께 올랐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건설업체 주가 흐름은 국내 주택산업보다 해외 건설사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 상승으로 중동 지역 발주가 늘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54.05달러에 거래됐다. 1년 전에 비해 60%가량 올랐다. 국내 대형 건설사 주가는 통상 유가와 함께 움직여왔다. 유가가 올라 중동 경제가 활성화되면 해외 건설 프로젝트 수주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해외 수주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현대건설은 올해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57% 늘어난 13조3724억원, 대림산업은 50% 증가한 4조원, GS건설은 84% 불어난 3조8510억원으로 제시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저유가로 발주가 미뤄졌던 중동지역 건설 수요가 시장에 나올 전망”이라며 “과거 저가수주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만큼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깎아먹는 과도한 경쟁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