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재료·저온숙성 고수
호텔·병원·학교 등에 납품
김치 관련 특허만 25종
정선에 네 번째 공장 건설

◆국산 재료와 ‘손맛’ 고집

회사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등 국제 행사에 김치를 납품하면서부터다. 이제는 특급호텔을 비롯해 대형병원 관공서 학교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등 1만여곳에 공급한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우리가 만든 김치를 한 번쯤은 먹어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성식품은 포기김치 갓김치 백김치 등 100여종의 전통 김치를 비롯해 미니롤보쌈김치 깻잎양배추말이김치 미역김치 등 16종의 특허 김치를 생산한다. 김치 관련 특허만 25종에 달한다. 2004년 설립한 김치연구소는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을 통해 김치의 고급화 및 차별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30여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직접 김치를 담그다 보니 고운 외모와 달리 그의 손은 온갖 주름과 상처로 거칠다. “고무장갑을 끼면 김치가 숨쉬는 걸 손끝으로 느낄 수 없다”며 ‘손맛’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한 우물만 판 그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김치 신제품 개발 및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2002년 철탑산업훈장과 2008년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07년엔 대한민국 김치명인 1호로, 2012년엔 대한민국 식품명장으로 선정됐다.
◆부천에 김치테마파크
2012년엔 경기 부천시에 ‘김순자 명인 김치테마파크’를 열었다.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기획한 관광 테마파크다. 김치의 역사를 배운 뒤 김치를 직접 담가볼 수 있으며 5주짜리 전문가 과정도 운영한다. 김 대표는 “명장 및 명인으로서 김치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여덟 명의 후계자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생활의 간편화 및 외식 증가 추세로 포장김치 시장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게 김 대표 판단이다. 그래서 강원 정선군에 김치공장을 짓고 있다. 부천시와 충남 서산시, 충북 진천군에 이은 네 번째 공장이다. 2018년에 정선 공장이 완공되면 품질 좋은 강원 고랭지 배추를 제때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류 열풍’이 거센 중동을 본격적으로 개척하기 위해 2013년 할랄인증을 받았다. 김 대표는 “시장개척이 순조로우면 수출국이 26개국에서 33개국으로 늘어난다”며 “전 세계 미군부대에도 김치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