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상품의 정보를 인터넷에서 쉽게 찾고 비교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집에 대한 정보는 그렇지 않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찾기도 힘들고 검색은 더더욱 안 됩니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시세 정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호갱노노의 심상민 대표(사진)는 서비스를 처음 만든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호갱은 ‘호구’와 ‘고객’을 합성한 은어다. 어수룩해 이용해먹기 좋은 손님이다. 호갱노노란 이름에는 ‘이 서비스를 이용해 호갱은 되지 말자’는 뜻이 담겼다.

◆집 찾는 실수요자 위한 검색기능

호갱노노 이전에도 부동산 정보 서비스는 네이버 부동산부터 최근 직방, 다방에 이르기까지 많았다. 하지만 심 대표는 “기존 서비스는 정보가 사용자 입장에서 구성돼 있지 않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대다수 서비스는 부동산 업소가 올려놓은 매물 정보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는 광고비를 내고 매물 정보를 등록한다. 자연스럽게 정보 제공자 입장의 서비스가 됐다는 것이 심 대표의 주장이다.

호갱노노는 다른 정보 사이트와 다르게 구성됐다. 앱(응용프로그램)이나 인터넷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지도 화면이 나온다. 그 지역에 있는 아파트 단지와 주요 평형, 평균 실거래가를 지도 위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 단지를 클릭하면 가구 수와 입주 연월, 평균 관리비, 주변 편의시설, 주차공간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최근 실거래가, 평균 가격, 앞으로 6개월 내 나올 만한 전세 매물 숫자 등을 볼 수 있다. 가까운 학교와 마트, 병원 등 편의시설, 주변 대중교통 등도 보여준다. ‘강남과 광화문으로 40분 안에 출근할 수 있는 6억원 미만의 서울 30평대 아파트’를 검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는 “해외에는 주택, 건물, 토지 등 다양한 부동산 정보를 한 곳에서 모아 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있는데 한국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바뀐 것이 별로 없다”며 “정보 불균형으로 피해 보는 사람을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활용 맞춤형 추천도 준비

호갱노노가 서비스하는 대부분 정보는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실거래가 정보, 보건복지부의 병원 정보, 교육부의 학교 관련 정보 등 13종에 이른다. 정보를 일일이 사람 손으로 입력하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공공데이터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자동으로 반영되도록 서비스를 구축했다.

심 대표는 “공공데이터가 다 열려 있기는 하지만 사용하기 어려운 형태로 배포된다”며 “필요한 정보를 가져다 우리 서비스에 맞게 가공해 사용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심 대표를 비롯해 호갱노노의 주요 멤버 모두 카카오, 네이버에서 10년 이상 일한 베테랑 개발자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그는 “다른 서비스와 달리 호갱노노는 이용자 대부분이 회원 가입을 하고 있다”며 “이 경우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아파트 단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고객 맞춤형 분석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호갱노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예측 분석 서비스인 애저(Azure) 머신러닝을 이용하고 있다.

호갱노노는 지난해 3월 첫선을 보였다. 만 1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광고 등 다른 부동산 관련 서비스와 비슷한 수익모델이 없다. 심 대표는 “이용자 트래픽을 모아야만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며 “당분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트래픽을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월간 사용자가 5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정도 인원이 되면 비즈니스가 가능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