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구 타고 두둥실~ 생태 낙원이 '한눈에'
열대우림 가로지르는 스카이레일
숲 보호 위해 헬기로 자재 날라 공사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으로 명성
여행작가로 먹고살려면 ‘죽이는’ 아이템이 하나쯤 있어야 한다. 트랙터를 타고 터키를 일주하거나 어머니와 함께 남미를 가로지르거나 직접 마을버스를 몰고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들을 다녀와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어째 나의 여행은 자꾸 초라해진다. 게다가 ‘하우 아 유? 아임 파인 땡큐. 앤드 유?’밖에 안 되는 영어실력을 떠올리면 자유로운 해외여행은 남의 이야기가 되고 만다. 결국 ‘안전한’ 패키지 여행을 고르게 되는데 뻔한 일정과 뻔한 후기에 떠나기 전부터 살짝 실망스럽다. 무엇 하나 색다를 게 없는데 나 역시 케언스를 패키지에 가깝게 다녀왔다. 틈만 나면 나만의 여행을 떠나라고 떠들어대면서 말이다. 그래서 어땠냐고?
그레이프 배리어 리프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패키지 여행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즐기는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방법이다. 그저 수영복을 걸치고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면 된다. 그러면 셔틀버스로 선착장까지 데려다준다. 배 앞에는 승무원들이 케언스의 햇살 같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기다리고 있다. 배를 타고 두 시간을 가면 산호초 사이 목 좋은 곳에 떠 있는 커다란 갑판에 도착한다. 출발 전 미리 예약하면 헬기를 타고 푸른 산호초를 내려다보거나 스쿠버 다이빙이나 시 워킹으로 바닷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
포트 더글러스의 매혹적인 자연
포트 더글러스는 케언스에서 북쪽으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 부호들의 휴식처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는 길부터 ‘때깔’이 다르다. 파란 하늘 아래 열대 나무들과 바다가 차례로 스쳐간다. 함께 간 사진작가는 강원도 인제랑 비슷하다며 너스레를 떤다. 이런 고급스러운 창밖 풍경을 만끽하려면 창틀도 따라줘야 한다. 흔하디 흔한 승합차보다는 폭스바겐 콤비가 더 어울릴 법해서 따로 렌트를 했다. 어째서인지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지만 케언스에서는 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앞유리를 걸쇠를 밀어 살짝 연 다음 목받이 없는 운전석에 앉는다. 운전대는 지나치게 크고 계기판은 단순하다. 부지런히 기어를 바꾸며 시속 60㎞로 달린다.
열기구는 꿈처럼 날아오른다
열기구는 정수리가 뜨거울 만큼 큰 불꽃을 일으키기 때문에 라이터나 담배 같은 인화성 물질은 절대 가지고 탈 수 없다. 이제 뜨는가 싶더니 어느덧 무서울 만큼 두둥실 떠오른다. 이제 그만 됐다고 소리지르고 싶은데 조종사는 오히려 밸브를 열어 불꽃을 더 세게 올린다. 풍경은 마치 구글 위성사진처럼 보이고 하늘은 스피커 없는 모니터 화면처럼 조용하다. 이쯤 되니 두려움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발 아래 숲속에서는 놀란 왈라비들이 깡총거리고 먼 하늘에서는 천천히 해가 떠오른다. 어느덧 내릴 시간이다. 승객들은 조종사의 지시에 맞춰 모두 바구니에 등을 바짝 붙이고 무릎을 살짝 구부린 채 앞에 있는 줄을 단단히 붙잡는다. 조종사가 버너와 줄을 번갈아 잡아당기면 바구니는 두둑거리며 풀밭을 쓸며 착륙한다. 바구니에 짓눌린 풀들이 시원하고 향긋한 향기를 낸다. 착륙을 마치면 승객들이 직접 열기구를 정리한다. 스태프들과 함께 일렬로 서서 열기구에 들어 있는 더운 바람을 빼낸 뒤 착착 접어서 트럭에 싣는다.
스카이레일, 생태관광의 지평을 열다
케언스=글·그림 밥장 여행작가(일러스트레이터) jbob70@naver.com
여행메모
대한항공 직항 편을 이용하면 약 10시간 만에 브리즈번에 도착한다. 캐세이패시픽항공으로 홍콩을 경유하거나 유나이티드항공으로 괌을 경유해 케언스로 들어설 수도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콴타스항공의 시드니·브리즈번행 노선을 이용한 다음 시드니공항 또는 브리즈번공항에서 호주 국내선으로 갈아타는 방법을 이용해도 좋다.
호주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3개월 이내의 관광 목적으로 입국할 때는 ETA 전자비자가 필요하다. 호주는 동부·중부·서부의 세 가지 시간대로 나뉜다. 인접한 시간대에는 30분씩 시간이 늦어진다. 케언스가 있는 퀸즐랜드주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 빠르다. 케언스는 17~31도로 한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지 않을 만큼 따뜻해 낮에는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다녀도 충분하다. 오전과 밤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 쌀쌀하므로 겉옷은 준비하는 게 좋다. 보통 11~4월은 우기, 5~10월은 건기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