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임진왜란 1592' 시청률 '순항'
지난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회자된 이순신 장군의 ‘명대사’다. 사천해전에서 승리한 뒤 부하들이 “장수가 전장에서 가장 선봉에 서는 것은 어느 병법에서도 금기시하는 것이니 제발 다음에는 후방에 서십쇼”라고 읍소하자 이순신 장군(최수종)이 한 말이다. 한 네티즌은 “지금 전쟁이 터지면 최전선에서 싸우다 죽을 지도자가 몇이나 될까”라며 “요즘 같은 세상에 오직 민초들을 위해 싸운 이순신 장군의 말이 주는 울림이 크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순신 장군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와는 다른 부분도 많다. 많은 드라마에서 거북선이 먼 거리에서 발포한 것으로 묘사한 데 비해 이 드라마에선 ‘근거리 직사포’를 쏜다. 출렁이는 바다 위에서 원거리 타격을 하는 것은 현대전에서도 매우 어려워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돌격장 이기남(이철민)이 이끄는 거북선(귀선)은 적진이 임박해서야 포를 쏜다. 진격하는 왜군을 향해 다가가며 관측병이 “200보, 100보, 50보…”라고 소리치는 긴박한 모습은 지금까지는 보지 못한 장면이다.
이 드라마의 유일한 가상 인물은 단역 ‘막둥이 아버지’다. 이 역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부여했다. “조선 수군이 접근하더라도 뒤쫓아 가지 마라” “조선 수군과의 해전을 금지한다” 등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대사는 대부분 사료에 나온 말들로 채웠다. “《근세 일본 국민사》에서는 한산대첩을 도요토미에 대한 사형선고로 평가한다” 등의 내레이션으로 중립적인 관점을 더했다.
최수종은 과도하게 포장된 영웅적인 카리스마를 덜어내고 한 사람의 지도자로서 모습과 고뇌를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 지금까지 ‘근엄한 지휘관’으로 그려진 것과는 달리 타고난 무인으로서 역동적인 모습을 부각했다. 최수종과 이건문 무술감독은 “육전의 경험이 많았던 이순신 장군이라면 배 위에서 어떻게 싸웠을까”를 고민했다고 한다. 흔들리는 배 위에 총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민첩하게 적진에 화살을 쏘는 장면은 그렇게 탄생했다.
‘역사 스페셜’ ‘추적 60분’ 등을 연출한 김한솔 PD가 1~3부를, 박성주 PD가 4~5부를 맡았다. 1~3부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중심으로, 4~5부는 명나라 군이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조선과 명나라의 연합작전 위주로 그린다. 김 PD는 “사실을 나열한 뒤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막히면 다시 시작해야 했다”며 “1회 대본 수정본만 228개가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고증했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