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돌파] 씨에스윈드 영국 공장, 한 달 만에 흑자전환…유럽 풍력시장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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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타워 세계 1위' 씨에스윈드
자본잠식 상태 영국 WTS, 단돈 1파운드에 지난 3월 인수
비효율적인 공정 대수술…생산성 높여 대형 수주 성공
현지공장 없어 포기했던 지멘스 공급계약 다시 따내
베트남·중국·캐나다 이어 글로벌 시장 공략 잰걸음
자본잠식 상태 영국 WTS, 단돈 1파운드에 지난 3월 인수
비효율적인 공정 대수술…생산성 높여 대형 수주 성공
현지공장 없어 포기했던 지멘스 공급계약 다시 따내
베트남·중국·캐나다 이어 글로벌 시장 공략 잰걸음

○위기를 기회로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불거졌다. 유럽연합(EU)이 LCR 내용을 담은 법안의 영국 국회 통과에 반대하고 나섰다. 수세에 몰린 영국 정부는 LCR 관련 법안 처리를 포기해야 했다. 아무리 지멘스와 장기 계약을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영국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도박에 가까워 보였다. 결국 씨에스윈드는 직접투자를 보류했다. 선진 풍력발전시장인 유럽 진출을 계속 추진하더라도 기존 풍력타워기업 인수로 방향을 돌려야 했다. 초조한 시간이 1년 넘게 흘렀다.
더욱이 회사 내부적으로도 시련이 들이닥쳤다. 성장동력 역할을 한 캐나다 풍력발전단지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중국, 베트남 생산법인의 대미(對美) 수출이 미국 당국의 반덤핑관세로 차질을 빚으며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 영업이익은 50% 감소했다.
이때 윈드타워스코틀랜드(WTS)가 나타났다. 영국 공기업인 스코틀랜드남부에너지(SSE)와 하이랜즈&아일랜즈엔터프라이즈(HIE)가 1, 2대 주주던 WTS는 수년간의 경영난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SSE와 HIE는 투자 회수를 포기하더라도 견실한 기업에 WTS를 매각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 △근로자 180명의 고용 유지 △영국의 유일한 풍력타워 제조기업 유지 △영국 풍력단지에 자국 공장에서 생산한 타워 공급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마침 영국 시장 진출 문제를 놓고 고심하던 씨에스윈드가 영국 정부 시야에 들어왔다. 영국과 스코틀랜드 주정부는 지난 3월 말 단돈 1파운드에 WTS를 씨에스윈드에 넘겨줬다. 지난 7일 씨에스윈드UK로 사명을 바꾼 현지 공장 출범식은 대성황을 이뤘다. 풍력산업 박람회가 아니면 만나보기 힘든 풍력발전업계 ‘거물’들, 스코틀랜드 에너지장관 등 외빈 5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도 행사 참석을 위해 귀국(영국행) 비행기를 탔다.
○영국 공장의 환골탈태

![[한계돌파] 씨에스윈드 영국 공장, 한 달 만에 흑자전환…유럽 풍력시장 '접수'](https://img.hankyung.com/photo/201607/AA.11980129.1.jpg)
○“제2 창업 각오로 나서겠다”
씨에스윈드는 그동안 에너지업계에 무수한 화제를 몰고왔다. 김성권 회장이 맨주먹으로 창업했다는 점, 풍력타워 공장을 국내가 아닌 베트남에 건설한 발상, 베스타스 지멘스 등 세계 정상급 고객사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한 지난한 과정들…. 지멘스가 2010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주간사인 삼성물산에 씨에스윈드를 참여시켜야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는 에피소드도 유명하다.
이런 씨에스윈드의 발전사는 독특한 ‘글로컬라이제이션(글로벌화+현지화)’ 전략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전체를 공략하되, 풍력타워 수요가 발생하는 지역에 공장을 짓거나 기업을 인수해 현지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해상·육상물류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캐나다처럼 LCR 규제가 있는 곳에서는 로컬 업체로서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만약 씨에스윈드가 국내로 사업을 한정했거나 초기 베트남 투자 성공에 도취해 안주했다면 이 같은 시장 다변화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1300여명의 전 세계 씨에스윈드 직원 중 한국인 직원은 100명 남짓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씨에스윈드는 오대양 육대주를 오가며 지구촌 곳곳에서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기회를 노릴 것입니다. 제2 창업의 각오로 다시 신발끈을 매겠습니다.”(김 회장)
■ 풍력타워시장 세계 1위
씨에스윈드는 2003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중국, 캐나다, 영국 등에 현지 생산법인을 두고 글로벌 풍력타워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중산정공 시절을 합하면 설립 27년째다. 지멘스, 베스타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세계 유수의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와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전 세계에 풍력타워를 수출하고 있다. 2015년 기준 풍력타워 세계 시장 점유율 1위(7%)로 모든 매출이 해외에서 나온다.
캠벨타운=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