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무산에 '투표'하는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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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1167억원 순매수…코스피 27P 올라 1980 회복
외국인도 순매수로 전환…삼성전자, 장중 '1년 최고가'
외국인도 순매수로 전환…삼성전자, 장중 '1년 최고가'
주식시장을 짓눌렀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완화되면서 코스피지수가 30포인트 가까이 뛰어오르며 단숨에 1980선을 회복했다. 브렉시트 무산에 ‘베팅’한 기관자금이 반등장을 주도했다. 외국인도 매수세에 동참하는 등 신흥시장에 대한 우려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안도감에 ‘온기’ 돈 증시
20일 코스피지수는 27.72포인트(1.42%) 상승한 1981.12에 거래를 마쳤다. 1주일 전(13일) 브렉시트 우려가 급부상하면서 하루 만에 38.57포인트(1.91%) 하락했던 ‘충격’을 대부분 회복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7.50% 떨어지면서 3월2일(-12.81%)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장을 얼어붙게 한 것이 브렉시트였다면 ‘온기’를 돌게 한 것도 브렉시트 변수였다.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한 노동당 조 콕스 하원의원 피살 이후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우위를 보이면서 시장에 안도감이 빠르게 퍼졌다.
지난주 초반까진 영국 내 여론조사에서 탈퇴 여론이 잔류 여론보다 많았지만 주 중반 이후론 여론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서베이션이 지난 17~18일(현지시간) 설문조사를 한 결과 EU 잔류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45%로, EU 탈퇴 지지(42%)보다 3%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변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브렉시트 무산’ 쪽에 승부를 건 것은 기관 자금이었다. 이날 기관투자가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은 브렉시트 우려가 본격화된 이후 줄곧 대량 순매도를 이어가다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된 지난 17일부터 분위기가 바뀌는 모습이 뚜렷했다. 외국인도 212억원어치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브렉시트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브렉시트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한 기관자금이 그동안 하락폭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기회로 삼았다”며 “지난주 브렉시트 리스크로 지수가 흔들린 만큼 곧바로 회복했다”고 평했다.
대외 리스크 완화의 ‘훈풍’은 업종과 종목을 가리지 않았다. 시가총액 상위 100위권 기업 중 주가가 하락한 것은 SK텔레콤(시가총액 15위·-0.24%) 에쓰오일(시총 29위·-1.65%) 오리온(시총 46위·-0.22%) 등 10개 종목에 불과했다. 삼성전자가 장중 최근 1년 최고가(144만8000원)를 기록했고 한국전력(2.22%) 현대모비스(2.90%) SK하이닉스(3.62%) 포스코(3.02%) LG화학(3.09%)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74.43%인 658개 종목이 올랐다.
○기대감 높아지는 7월 실적시즌
증권가에선 6월 주식시장에 드리웠던 최대 ‘먹구름’이 사라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주식시장의 반등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되면서 영국 파운드화 값이 반등하고 있고 미국 필라델피아연방은행지수 등 주요 글로벌 경기지표도 개선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라고 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가 빠르게 2000선을 회복한 뒤 7월 실적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낙폭이 컸던 에너지·의료·금융·소재 업종의 반등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23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투표가 이뤄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신중한 관망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도 3조9081억원으로 전 거래일(4조4888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등 투자자들의 ‘눈치보기’도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안도감에 ‘온기’ 돈 증시
20일 코스피지수는 27.72포인트(1.42%) 상승한 1981.12에 거래를 마쳤다. 1주일 전(13일) 브렉시트 우려가 급부상하면서 하루 만에 38.57포인트(1.91%) 하락했던 ‘충격’을 대부분 회복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7.50% 떨어지면서 3월2일(-12.81%)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장을 얼어붙게 한 것이 브렉시트였다면 ‘온기’를 돌게 한 것도 브렉시트 변수였다.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한 노동당 조 콕스 하원의원 피살 이후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우위를 보이면서 시장에 안도감이 빠르게 퍼졌다.
지난주 초반까진 영국 내 여론조사에서 탈퇴 여론이 잔류 여론보다 많았지만 주 중반 이후론 여론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서베이션이 지난 17~18일(현지시간) 설문조사를 한 결과 EU 잔류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45%로, EU 탈퇴 지지(42%)보다 3%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변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브렉시트 무산’ 쪽에 승부를 건 것은 기관 자금이었다. 이날 기관투자가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은 브렉시트 우려가 본격화된 이후 줄곧 대량 순매도를 이어가다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된 지난 17일부터 분위기가 바뀌는 모습이 뚜렷했다. 외국인도 212억원어치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브렉시트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브렉시트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한 기관자금이 그동안 하락폭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기회로 삼았다”며 “지난주 브렉시트 리스크로 지수가 흔들린 만큼 곧바로 회복했다”고 평했다.
대외 리스크 완화의 ‘훈풍’은 업종과 종목을 가리지 않았다. 시가총액 상위 100위권 기업 중 주가가 하락한 것은 SK텔레콤(시가총액 15위·-0.24%) 에쓰오일(시총 29위·-1.65%) 오리온(시총 46위·-0.22%) 등 10개 종목에 불과했다. 삼성전자가 장중 최근 1년 최고가(144만8000원)를 기록했고 한국전력(2.22%) 현대모비스(2.90%) SK하이닉스(3.62%) 포스코(3.02%) LG화학(3.09%)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74.43%인 658개 종목이 올랐다.
○기대감 높아지는 7월 실적시즌
증권가에선 6월 주식시장에 드리웠던 최대 ‘먹구름’이 사라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주식시장의 반등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되면서 영국 파운드화 값이 반등하고 있고 미국 필라델피아연방은행지수 등 주요 글로벌 경기지표도 개선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라고 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가 빠르게 2000선을 회복한 뒤 7월 실적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낙폭이 컸던 에너지·의료·금융·소재 업종의 반등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23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투표가 이뤄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신중한 관망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도 3조9081억원으로 전 거래일(4조4888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등 투자자들의 ‘눈치보기’도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