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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근현대사 공부] 1948년 5·10 전국 200개 선거구 첫 총선거...제주도 2개구는 좌익 폭력으로 뒤늦게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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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귄쌤이 전해주는 대한민국 이야기 (24)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헌 국회는 대한민국의 정부 형태를 대통령 중심제로 정했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헌 국회는 대한민국의 정부 형태를 대통령 중심제로 정했다.
    국민 대다수 참여한 첫 선거

    1948년 5월10일, 전국 200개 선거구에서 총선거가 치러졌습니다. 대한민국을 세우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지요. 이 선거에서 뽑힌 국회의원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는 대한민국의 헌법을 제정하는 일이었습니다. 5·10선거는 국민 대다수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공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대표를 뽑을 수 없는 선거구가 있었습니다. 주민의 절반도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제주도의 두 선거구였습니다. 그때까지도 제주도에서는 제주 4·3사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제주 4·3사건은 5·10선거에 대한 가장 강렬한 반대 투쟁이었습니다.

    해방 후, 미군이 일본군의 무장을 해제하기 위해 제주도에 들어간 때는 1945년 11월9일이었습니다. 육지보다 두 달이나 늦게 들어간 것이지요. 그 사이 제주도에서는 조선인민공화국(인공)의 지방 조직인 인민위원회가 세력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인공은 해방 직후 좌익 성향의 인사들이 만든 조직입니다. 처음에는 인민위원회도 미군과 협조해 순조롭게 질서를 유지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1946년 8월 제주도가 전라남도로부터 분리되면서 미군정과 제주도의 좌익 세력 사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제주경찰감찰청이 새로 생기면서 경찰 수가 늘어났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싹튼 것이지요.

    이후 제주도에서는 불법 시위를 벌이는 좌익 세력과 이를 진압하는 경찰 또는 미군 사이에서 충돌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미군정은 제주도의 질서를 유지하려면 좌익 세력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제주도의 관리를 강경한 사람들로 바꾸고 경찰을 더 많이 보냈습니다. 미군정은 제주도에서 총파업을 이끈 좌익 세력의 지도자들도 잡아들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찰에게 괴롭힘을 당한 주민들의 감정이 나빠지고 말았습니다.

    제주공산당 투표소 습격

    제헌 국회가 열렸던 시절의 국회의사당(서울 중구 정동). 지금은 서울특별시 의회의사당으로 쓰이고 있다.
    제헌 국회가 열렸던 시절의 국회의사당(서울 중구 정동). 지금은 서울특별시 의회의사당으로 쓰이고 있다.
    남로당으로 이름을 바꾼 공산당 제주도당은 경찰의 단속을 피해 산간 지대로 본부를 옮겼습니다. 그곳에서 청년들에게 군사 훈련을 시켰지요. 그렇게 훈련받고 무장한 좌익 청년들과 경찰 사이에서 서로 공격하고 보복하는 일이 되풀이됐습니다. 1948년 4월3일 새벽, 기어이 큰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경찰지서와 우익 단체를 습격한 것이지요.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미군정은 제주도 해안을 막고 반란 세력을 진압하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선거일인 5월10일이 된 것입니다. 북제주도 2개 선거구의 주민들은 투표하는 대신 한라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좌익이 이끄는 인민 유격대는 선거인 명부를 빼앗고 투표소를 습격했습니다. 그래서 선거가 이뤄지지 못한 것입니다.

    1년 뒤 제주도의 두 곳에서도 선거를 하여 국회의원을 선출했습니다. 그때까지 제주도의 무장 좌익 세력에 대한 토벌이 이뤄졌지요. 그 과정에서 죄 없는 양민이 여러 명 희생되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1948년 5월10일은 우리 국민이 역사상 처음으로 참정권을 갖고 비밀·평등·보통·직접 선거로 우리의 대표를 선출한 역사적인 날입니다. 5·10선거의 높은 투표율은 우리 국민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고스란히 드러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5·10선거에서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국회를 열고 이승만을 국회의장으로 뽑았습니다. 헌법을 만들고 새 나라를 세우는 것이 임무였던 이 국회를 제헌 국회라고 부릅니다. ‘제헌’은 헌법을 만든다는 뜻이지요. 제헌 국회의 임기는 2년이었습니다. 헌법을 제정해 나라의 기틀을 세우는 것까지가 그들의 임무였기 때문입니다.

    제헌국회 ‘대한민국’ 국호로

    제헌 국회에서 새 나라의 이름이 ‘대한민국’으로 정해졌습니다. 임시 정부 이름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 아니라 국민의 손으로 새로 뽑힌 국회의원이 다수결로 정한 ‘새 이름’입니다. 정부 형태에 대해서도 열띤 논쟁이 오고 갔습니다. 국회의원을 많이 배출한 한민당이라는 정당에서는 내각책임제를 고집했습니다. 내각책임제는 국회의 다수당으로 조직된 내각이 행정부와 국회의 핵심을 이루는 정치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승만은 대통령 중심제를 주장했습니다. 대통령 중심제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나라의 정치가 운영되는 정부 형태이지요. 이승만은 해야 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 신생국에서는 강력한 정치적 지도력을 가진 사람을 중심으로 정치가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승만은 헌법기초위원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대통령 중심제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뽑는 형태는 아니었습니다. 국회가 대통령을 뽑도록 법을 만든 것입니다.

    1948년 7월17일 드디어 대한민국의 건국 헌법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도 이날을 ‘제헌절’로 기념하고 있지요. 건국 헌법에서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통일의 의지를 확고하게 담은 것입니다. 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그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여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임을 확실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글= 황인희 / 사진 =윤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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