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은 ‘독보적인 주니어 PB 양성’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PB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2기 PB사관학교 연수생들이 22일 경기 과천 대우증권 연수원에서 파이팅을 외쳤다. 이들은 오는 29일부터 전국 각지 대우증권 영업점에 배치될 예정이다. 대우증권 제공
KDB대우증권은 ‘독보적인 주니어 PB 양성’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PB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2기 PB사관학교 연수생들이 22일 경기 과천 대우증권 연수원에서 파이팅을 외쳤다. 이들은 오는 29일부터 전국 각지 대우증권 영업점에 배치될 예정이다. 대우증권 제공
“주도 업종인 바이오주를 팔고 시장에서 소외된 건설·조선주를 다시 사야 하지 않을까요?” “전기차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엔터테인먼트주 등 미래형 테마를 사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8일 오후 2시30분 경기 과천에 있는 KDB대우증권 연수원 혜안룸. 대우증권 프라이빗뱅커(PB)사관학교 2기 연수생 5명이 주식투자 종목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조장인 배민건 씨(29)는 “6개월 연수 과정 중 2개월은 실전투자 기회가 있다”며 “조원끼리 어떤 종목을 사고팔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배씨는 “각 조에 주어진 투자자금은 2000만원인데 주식 매입 땐 담당 교수님에게 보고하고 사인을 받은 뒤 거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속한 조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몇 개 조는 5~6%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강행군

배씨 등은 대우증권이 지난해부터 ‘독보적인 주니어 PB 양성’을 목표로 뽑은 ‘PB사관학교 2기 신입생’이다. 24일 수료식을 앞두고 있다. PB사관학교 1기 14명에 이어 2기는 36명이다. 3기 15명은 다음달 17일에 입소한다. 2기생들은 지난해 9월17일부터 5개월가량 합숙하며 PB가 갖춰야 할 역량을 쌓고 있다. 5개월 중 3개월은 전문 교육을 받고, 2개월은 실습을 한다. 모의 주식투자도 실습에 해당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어지는 교육은 배우고 익히고 가르치는 세 가지에 중점을 둔다. 오전 7~9시까지는 전날 미국 증시에 대한 시황과 국내 증시 영향 분석, 금리·환율·원자재·유가·금값 등 각종 지표 분석, 선물옵션 동향 등에 대해 프레젠테이션(PT)을 하는 ‘모닝 콘퍼런스’가 있다.

이어 오전 강의에는 주식과 채권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금융, 상품, 재무지식을 현직 애널리스트와 세무·부동산 전문가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오후에는 영업점에 직접 나가 PB 업무와 관련한 자료 및 노하우 등을 습득한다. 대우증권 상품 40개에 대한 영업 실습, 세일즈·PT 스킬과 마케팅 에티켓 교육도 한다. 철저히 ‘실무 중심 교육’이다. 오전 6시에 기상한 뒤 새벽 2~3시에 잠자리에 드는 힘든 교육 과정이지만 2기생까지 탈락자는 한 명도 없다.

◆지리, 체육 등 비상경계 출신 많아

2기 PB사관학교 연수생의 특징은 중국어, 지리, 체육 등 비(非)상경계가 많다는 것이다. 심리학과 출신인 김태양 씨(29)는 “동기들의 공통점은 외향적이고 대학 시절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이라며 “경제 동아리 활동, 직접투자, 해외 연수 등 실전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증권사는 은행과 비교해 내방 고객이 적기 때문에 ‘헝그리 영업 정신’이 없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며 PB 준비생이라면 ‘뜨거운 열정’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증권맨이었던 김선만 PB사관학교 교수는 PB 교육생에게 △금융·경제 상식 △폭넓은 경험 △신념과 용기 △리스크 관리 룰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영업맨에게 ‘빈손·빈머리 불가의 법칙’을 강조했다. 그는 “고객을 만나러 갈 때는 항상 고객의 계좌 상황과 시장 상품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PB사관학교는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의 아이디어로 세워졌다. 전국 103개 지점에 PB를 배치해 영업 경쟁력을 높이고 지점 내 선배 직원들에게 ‘건강한 긴장감’을 주겠다는 취지다.

김 교수는 “영업은 경력이 쌓여야 비로소 빛을 보는 것”이라며 “당장 열매를 기대하기는 어려워도 계속 노력한다면 2, 3년 뒤에는 탁월한 PB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기생들은 24일 수료식 후 오는 26일 전국 대우증권 영업점에 배치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