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0달러까지 떨어질 것"…주요 IB 전망
새해 들어서도 유가 하락세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저성장 우려로 국제 유가가 상반기 최저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2월 인도분은 11일(현지시간) 5.3% 폭락한 배럴당 31.4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년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공급과잉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 데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저성장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유가가 미끄러졌다. WTI는 2003년 12월 이후 1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추락했다. 올 들어 단 6거래일 만에 15.2% 하락할 정도의 급락 장세다. WTI는 이날 정규장 이후 시간외거래에서도 30달러 선까지 추가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런던 ICE거래소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6.6% 하락해 배럴당 31.34달러까지 떨어졌다. 작년 말보다 15.5% 하락한 수준이다.

연초부터 유가가 맥없이 빠지자 주요 투자은행은 올해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상반기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으로 떨어지고 하반기에 소폭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WTI의 배럴당 평균 가격은 48달러에서 45달러로 낮췄다.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도 50달러에서 46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달러 강세에 따른 유가의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달러 가치가 5% 오르면 유가는 10~25% 떨어진다”며 “배럴당 20~25달러까지 하락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소시에테제네랄도 올해 WTI의 평균 가격을 배럴당 49.75달러에서 40.50달러로,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은 53.75달러에서 42.50달러로 낮췄다.

토니 헤드릭 CHS홀딩스 에너지상품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중국”이라며 “중국에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