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연못에 풍덩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출전 선수들은 22일 17번홀(그림) 앞에서 여러 차례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파5였던 홀이 거리(448야드)는 그대로 둔 채 파4로 바뀌면서 평소와 달리 티샷부터 거리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240야드 안팎인 여자 선수들이 이 홀에서 온 그린을 하려면 세컨드 샷을 우드나 롱 아이언으로 해야 한다. 게다가 그린이 연못 위에 떠있는 아일랜드 홀이어서 정교하게 공략하지 못하면 해저드에 공을 빠뜨릴 수도 있다. 심리적 난도는 일반적인 파4보다 높게 느껴진다.
120명이 출전한 이날 1라운드에서 보기 19개, 더블 보기 3개, 트리플 보기 1개가 17번홀에서 쏟아졌다. 버디는 9개에 불과했다. 이날 유일한 보기를 17번홀에서 범한 김지현(24·롯데)은 “17번홀은 전장이 길다는 것도 문제지만 왼쪽으로 당기면 나무에 가려 그린 공략이 어렵고, 오른쪽으로 밀리면 해저드에 빠지기 때문에 티샷부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회에서 가장 쉬운 홀 중 하나였던 17번홀이 졸지에 ‘마의 홀’로 변한 것은 KLPGA 측이 난도를 높이기 위해 파72였던 대회장을 파71로 1타 줄이면서 17번홀에서 1타를 빼냈기 때문이다. 정창기 KLPGA 경기위원장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의 격을 높이기 위해 17번홀을 파5에서 파4로 줄였다”고 말했다.
KLPGA 투어가 파71 대회를 열기는 9년 만이다. 2006년 10월 경기 여주 솔모로CC에서 열린 메리츠솔모로클래식(6095야드)이 마지막 파71 대회였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