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 뒤덮인 증시…"1~2주 시장 불확실성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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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시나리오 시 코스피 6% 넘게 하락
메르스 공포가 증시 변동성을 키움에 따라 증권가 긴장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홍콩과 중국 증시가 받았던 충격보다 더 큰 파장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악재를 잠재울 수 있는 건 정책 대응 밖에 없다며 한국은행이 다음 주 있을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지 주목하고 있다.
◆ 환자 추가 발생…증시 불안 심리 고조
3일 코스지피수는 메르스 악재 속에 전 거래일보다 0.13% 하락한 2078.51로 출발해 약보합세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에도 메르스 영향으로 인해 2080선 아래로 밀렸다.
코스닥지수 역시 장 초반 1% 넘게 떨어진 뒤 약세를 보이다 현재 소폭 상승 반전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 5명이 양성으로 추가 확인돼 환자 수가 모두 30명으로 증가했다.
새로 추가된 환자 5명 가운데 1명은 3차 감염자. 이로써 3차 감염자는 총 3명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2명 발생했다.
당초 전염력이 약하다고 알려진 메르스가 이처럼 확산되면서 증시에서도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특히 화장품과 여행 등 소비·레저 관련 업종은 직접적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로 인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쟁과 질병 등이 자주 발생하는 이벤트임에도 그 자체가 갖는 '불확실성'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전염병 발병 이후 시차를 두고 1~2개월 정도가 사회적 여론이 집중되는 시기라는 공통점을 지닌다"며 "신종플루와 에볼라 때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는데, 1~2주 사이에 사회적 여론이 집중되고 이후 완화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아직 메르스의 경우 사회적 여론이 아직 정점을 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1~2주가 메르스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시기라고 그는 판단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시장을 주도했던 화장품, 호텔, 레저 기업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등 메르스 확산세가 증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감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관련 기업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메르스 악재 잡는건 정책 대응…금리 결정은
이대로 메르스 3차 감염자가 확대된다면 국내 증시는 6% 넘게 하락할 수 있다는 최악의 전망도 나왔다. 사스 확산 당시 그 진원지였던 홍콩만큼 국내에서도 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질 경우 당시 홍콩과 중국 주가 하락폭이었던 6%보다 더 많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메르스 초기 단계이긴 하나 한국 방역 체계에 허점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라며 "병원 내 3차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공포감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 공포가 증시에서 차익 실현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3차 감염자가 확대된다면 국내 증시도 과거 사스 사태 당시 홍콩과 중국 증시의 일시 하락폭인 6~8%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사스로 인해 2002년 11월에서 2003년 7월까지 8096명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774명이
사망했다. 사스 공포가 부각된 건 이라크 전쟁이 종결되던 2003년 3월부터 여름철에 해당하는 6~7월까지다.
당시 홍콩과 중국 주가는 각각 고점 대비 6%와 8% 하락을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이 메르스 진원지는 아니지만 확진 환자가 가장 많고, 사스와는 다르게 치사율이 높다는 점에서 오히려 3차 전염 확대 시 사스보다 파급력이 높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로 인해 불거진 시장 불확실성을 잠재우려면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메르스로 내수경기 회복이 흐트러진다면 수출부진에 이어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박 연구원은 "정책 당국 입장에서는 각종 내수관련 지표를 확인하며 메르스 영향력을 점검할 것"이라면서도 "깜짝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경우 주식 시장의 투자 심리 완화와 더불어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돌발 변수인 메르스의 파급 속도와 기간이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고질 변수인 '엔저 트라우마' 속에 돌발 변수의 등장으로 다음 주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메르스 공포가 증시 변동성을 키움에 따라 증권가 긴장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홍콩과 중국 증시가 받았던 충격보다 더 큰 파장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악재를 잠재울 수 있는 건 정책 대응 밖에 없다며 한국은행이 다음 주 있을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지 주목하고 있다.
◆ 환자 추가 발생…증시 불안 심리 고조
3일 코스지피수는 메르스 악재 속에 전 거래일보다 0.13% 하락한 2078.51로 출발해 약보합세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에도 메르스 영향으로 인해 2080선 아래로 밀렸다.
코스닥지수 역시 장 초반 1% 넘게 떨어진 뒤 약세를 보이다 현재 소폭 상승 반전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 5명이 양성으로 추가 확인돼 환자 수가 모두 30명으로 증가했다.
새로 추가된 환자 5명 가운데 1명은 3차 감염자. 이로써 3차 감염자는 총 3명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2명 발생했다.
당초 전염력이 약하다고 알려진 메르스가 이처럼 확산되면서 증시에서도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특히 화장품과 여행 등 소비·레저 관련 업종은 직접적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로 인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쟁과 질병 등이 자주 발생하는 이벤트임에도 그 자체가 갖는 '불확실성'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전염병 발병 이후 시차를 두고 1~2개월 정도가 사회적 여론이 집중되는 시기라는 공통점을 지닌다"며 "신종플루와 에볼라 때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는데, 1~2주 사이에 사회적 여론이 집중되고 이후 완화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아직 메르스의 경우 사회적 여론이 아직 정점을 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1~2주가 메르스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시기라고 그는 판단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시장을 주도했던 화장품, 호텔, 레저 기업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등 메르스 확산세가 증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감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관련 기업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메르스 악재 잡는건 정책 대응…금리 결정은
이대로 메르스 3차 감염자가 확대된다면 국내 증시는 6% 넘게 하락할 수 있다는 최악의 전망도 나왔다. 사스 확산 당시 그 진원지였던 홍콩만큼 국내에서도 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질 경우 당시 홍콩과 중국 주가 하락폭이었던 6%보다 더 많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메르스 초기 단계이긴 하나 한국 방역 체계에 허점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라며 "병원 내 3차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공포감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 공포가 증시에서 차익 실현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3차 감염자가 확대된다면 국내 증시도 과거 사스 사태 당시 홍콩과 중국 증시의 일시 하락폭인 6~8%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사스로 인해 2002년 11월에서 2003년 7월까지 8096명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774명이
사망했다. 사스 공포가 부각된 건 이라크 전쟁이 종결되던 2003년 3월부터 여름철에 해당하는 6~7월까지다.
당시 홍콩과 중국 주가는 각각 고점 대비 6%와 8% 하락을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이 메르스 진원지는 아니지만 확진 환자가 가장 많고, 사스와는 다르게 치사율이 높다는 점에서 오히려 3차 전염 확대 시 사스보다 파급력이 높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로 인해 불거진 시장 불확실성을 잠재우려면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메르스로 내수경기 회복이 흐트러진다면 수출부진에 이어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박 연구원은 "정책 당국 입장에서는 각종 내수관련 지표를 확인하며 메르스 영향력을 점검할 것"이라면서도 "깜짝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경우 주식 시장의 투자 심리 완화와 더불어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돌발 변수인 메르스의 파급 속도와 기간이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고질 변수인 '엔저 트라우마' 속에 돌발 변수의 등장으로 다음 주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