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26일 오후 4시30분

런던 사보이호텔.
런던 사보이호텔.
한국투자공사(KIC)가 ‘중동의 버핏’으로 불리는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와 영국 런던 사보이호텔 등 세계 최고급 호텔 세 곳의 공동 소유주가 되는 방안을 추진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IC는 킹덤홀딩스(KHC) 소유 호텔의 지분 50%를 매각하는 거래에서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진행 중이다. KHC는 알왈리드 왕자의 투자회사로 런던 사보이호텔과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 프랑스 파리 포시즌스호텔 조르주 5세, 캐나다 토론토 페어몬트호텔 등 세계 관문 도시의 최고급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이 중 런던 사보이호텔을 포함한 호텔 세 곳의 지분 각각 50%가 협상 대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전체 인수가격은 1조~1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KIC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되다가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KIC와 KHC가 호텔 분야에 공동 투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가속화됐다.

알왈리드 왕자는 중동 최대 갑부로 알려져 있다. 지난 1월 서거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의 조카로 226억달러의 자산을 갖고 있다. 포브스가 지난해 선정한 전 세계 부호 순위 32위에 올라 있다. 1990년대 위기에 빠진 씨티그룹에 투자해 성공한 이후 뉴스코프 트위터 21세기폭스 애플 월트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 지분을 잇따라 사들이며 ‘중동의 버핏’이란 별명을 얻었다. KIC는 외환보유액을 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로 올해 초 현재 847억달러의 자금을 굴리고 있다.

고경봉/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