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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大法, 이석기 '내란선동' 유죄 '내란음모'는 무죄…징역 9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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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선동 혐의 인정
    "국가시설 파괴 등 실행 촉구…내란 유발할 위험성 충분"

    내란음모 혐의는 무죄
    "RO 존재는 추측에 불과…내란 실행행위 합의 없었다"

    대법원·헌재, RO 실체·내란음모 놓고 미묘한 시각차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22일 오후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22일 오후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22일 내란음모·내란선동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징역 9년,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 등의 내란선동 혐의와 반국가단체를 찬양·고무했다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공안당국이 ‘이석기를 정점으로 한 비밀 조직’이라고 특정했던 ‘RO’의 실체를 부정하고 내란음모죄에 대해서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김홍열 전 통진당 경기도당 위원장 등 다른 피고인 6명에 대해서도 원심처럼 징역 3~5년, 자격정지 2~5년을 확정했다.

    ○내란선동 유죄, 음모는 무죄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전쟁이 발발할 것을 예상하고 회합 참석자 130여명에게 남한 혁명을 책임지는 세력으로서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 구체적 실행 행위를 촉구했다”며 “내란선동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촉구한 행위가 실행됐을 경우 주요 기간시설 파괴로 해당 지역의 통신·유류·철도·가스 등의 공급에 장애가 생기고, 이에 따른 혼란 등으로 인해 대한민국 정부의 전쟁에 대한 대응 기능이 무력화돼 대한민국 체제가 전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내란음모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음모 유무의 핵심 쟁점이던 ‘RO’의 실체에 대해 재판부는 “강령, 목적, 지휘 통솔 체계 등을 갖춘 조직이 존재하고 회합 참석자들이 그 구성원이라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RO에 대한 제보자의 진술은 상당 부분이 추측이거나 의견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또 내란음모죄의 성립에 필요한 ‘실행의 합의’ 부분에 대해서도 “피고인들이 이 전 의원 등의 발언에 호응해 선전전, 정보전,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을 논의하기는 했으나 1회적인 토론의 정도를 넘어 내란 실행 행위로 나아가겠다는 합의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大法, 이석기 '내란선동' 유죄 '내란음모'는 무죄…징역 9년 확정
    재판에 관여한 대법관 13명(대법원장 포함) 중 내란선동 유죄에는 대법관 3명(이인복 이상훈 김신)이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이 전 의원 등이 선동한 내용은 너무 추상적이어서 내란 행위의 주요한 부분 윤곽이 개략적으로나마 특정된 폭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내란음모 무죄에는 4명(신영철 민일영 고영한 김창석)이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향후 전쟁 발발 등의 상황이 되면 피고인들은 논의했던 내란의 실행 행위로 나아갈 개연성이 크므로 내란음모도 유죄”라고 말했다.

    ○與 “사필귀정” vs 野 “공안몰이 제동”

    RO의 실체를 놓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헌재는 지난달 통진당 정당해산 심판에서 명시적으로는 RO의 실체에 대해 판단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상 RO의 실체를 인정하고 이를 근거로 정당 해산 결정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이석기를 비롯한 내란 관련 회합 참석자들은 경기동부연합의 주요 구성원”이라고 규정하고 당시 회합이 통진당의 활동으로 귀속된다며 해산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RO의 존재를 인정하기에는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며 실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내란음모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대법원과 헌재는 다른 시각을 보였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폭력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 진보적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한다는 통진당의 입장은 내란사건에서 현실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회합 참석자 대부분이 구체적으로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알 수 없고 폭력적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추가적인 논의를 했다거나 준비를 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철저한 증거주의인 형사재판에서는 증거가 부족할 경우 무죄 판단을 내리지만 헌재의 경우 민사절차로 이뤄져 사실 인정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비록 증거 부족을 이유로 절반의 단죄에 그쳤지만 내란을 선동한 세력에 준엄한 법의 심판을 내린 것은 사필귀정”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내란음모 혐의가 무죄로 확정된 것은 박근혜 정부 하에서 일어나는 무차별적 종북 공안 몰이에 대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라고 논평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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