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을 둘러봐도 도처가 지뢰밭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슬람국가(IS) 테러, 서아프리카 에볼라에다 홍콩 시위까지 지정학적 리스크들이 차곡차곡 쌓여만 간다. 실물경제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미국을 제외하곤 어느 나라도 경기회복을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가 상당 기간 저성장 시대를 마주할 것이라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진단을 반박할 근거가 안 보인다. 비관론자인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블랙스완이 온다는 주장이 새삼스레 눈길을 끈다.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글로벌 증시가 여태껏 돈을 풀어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사상누각이었기 때문이다. 넘치는 유동성에 투자자들은 불나방처럼 위험자산으로 뛰어들었다. 오는 28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양적 완화 종료와 금리인상 논의를 본격화하면 어떤 충격이 올지 가늠조차 어렵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만들어 낸 경제상황을 정상적으로 여긴다면 그 자체로 난센스다. 돈의 힘만으로 살아난 경제는 어디에도 없다. 부단한 생산성 증대와 고통스런 구조조정 외에 다른 해법은 없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