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웨이, 소비자인 동시에 판매자…'네트워크 마케팅' 신천지 열었다
암웨이, 소비자인 동시에 판매자…'네트워크 마케팅' 신천지 열었다
소비자인 동시에 판매자일 수는 없을까. 1959년 미국 미시간주의 리치 디보스와 제이 밴 앤델이라는 두 청년은 이 같은 고민을 한다. 그리고 해답을 얻는다. 최고의 제품만 보장된다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암웨이, 소비자인 동시에 판매자…'네트워크 마케팅' 신천지 열었다
세계 80여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암웨이는 이런 고민에서 시작됐다. 암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직접판매회사다. 제조한 상품을 매체 광고, 도매, 소매 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비자에게 광고, 판매하는 독특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무자본, 무점포 영업을 고수하는 암웨이는 본사 직원 수는 2만명이지만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암웨이 자영사업가(IBO)까지 포함하면 전체 직원 수는 300만명이 넘는다.

작은 가족기업에서 연매출 100억달러(약 10조4000억원)를 웃도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암웨이는 항상 ‘자유, 가족, 희망, 보상’의 창립 가치를 최우선 경영 철학으로 삼았다.

○직접판매 발판,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공동 창업자인 리치 디보스와 제이 밴 앤델은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한 사업모델을 구상했다. 일단 품질 좋은 제품을 사용해본 회원이 제품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는 식이다. 낮은 회원가라는 혜택도 줬다. 기존 방송이나 신문 등을 통한 마케팅을 소비자의 입소문으로 대체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유통 경로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로 단순화된다. 광고비와 중간 유통비용을 줄여 제품가격 자체를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제품을 직접 판매해서 발생하는 이익을 나눠 갖는 구조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이 생기자 암웨이는 각국의 규제를 준수하고 자체적인 사업 감시 기능도 보강했다. 합법적인 직접판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암웨이가 이런 사업 방식을 적용해 처음 선보인 제품은 친환경 농축 액체 세정제였다. 이후 암웨이는 가정용 제품부터 건강과 미용 분야에 이르기까지 판매 품목을 다양화했다.

암웨이의 어원은 아메리칸 웨이다. 미국식 생활방식이나 미국인의 삶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암웨이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삶을 풍요롭게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소비자들을 소비자인 동시에 판매자로 만들어 삶에 풍요로움을 주고 우수한 제품만 만들어서 생산해 제공하자는 취지다.

암웨이가 소비자들에게 낯선 독특한 판매 방식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혼자 가는 길보다 함께 가는 길이 낫다’는 슬로건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른바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는 암웨이의 판매 방식을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하는 대표적인 경영 모델이 됐다.

누구나 자영업의 기회를 갖도록 하고, 우수한 품질의 일상용품을 유통시키자는 암웨이의 창업 원칙은 반 세기 이상 꾸준히 이어지면서 암웨이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성공에 따른 보상은 필수

암웨이, 소비자인 동시에 판매자…'네트워크 마케팅' 신천지 열었다
암웨이는 설립 이후 세계 IBO들에게 500억달러에 육박하는 보너스를 줬다. 성과와 보상은 암웨이가 지키려는 핵심 가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암웨이는 IBO들에게 항상 “성공은 행복의 중요한 요소다. 암웨이는 본인의 성공과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돕는 모든 활동의 결과에 따라 충분한 보상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성공의 조건으로 정직을 꼽는다. 성공을 위해 모든 방법을 쓰는 게 아니라 올바른 방법만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암웨이가 강조하는 성공은 단순한 재력 등 경제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파트너에 대한 이해와 존중, 정직 등 윤리성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암웨이 공동 창업자들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 만큼 창업자, 임직원, 임직원의 가족, IBO 사이의 파트너십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설립 초기 암웨이는 거품 비누와 가루비누로 명성을 떨쳤다. 최근 들어서는 영양제와 미용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비타민 알약 재료를 생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유기농 농장까지 운영하고 있다.

암웨이는 매출의 90% 이상이 본사가 있는 미국 외 지역에서 발생한다. 철저한 현지화로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계속 이끌어내서다. 암웨이는 임원들에게 순환적 리더십을 강조한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임원의 자질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자원의 효율성 추구하는 친환경 정책

암웨이는 세계에 한정된 자원과 환경을 올바르게 이용하는 게 기업과 각 개인의 책임이라고 믿는다. 이 때문에 제품 개발에서 환경에 대한 영향 평가는 항상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 암웨이의 환경 보호에 대한 노력은 완제품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제품의 연구와 개발, 포장, 사용 후 처리 등 전 과정에서 철저하게 실천되고 있다.

실례로 암웨이는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다. 제품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동물 실험 대신 과학적인 시스템 구축과 엄격한 원료 검사·관리를 선택했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겠다는 일종의 소신이다.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이다. 암웨이가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캠페인 중 하나는 ‘원 바이 원 캠페인’이다. 본사가 주축이 돼 세계 지사에서 펼치고 있다. 잠재력이 무한한 어린이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다. 교육과 운동 등의 분야에서 세계 950만명 이상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혜택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암웨이는 아시아 지역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인도와 중국에 제조시설을 세워 아시아 지역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에도 두 번째 제조 공장을 세울 예정이며, 연구 경험 센터 마련도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에서도 빠른 시일 안에 추가 공장 설립을 완료할 방침이다.

암웨이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흔들림 없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 데는 가족기업이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른 기업에 비해 신속하고 유연성 있게 의사결정을 해 빠르게 불황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암웨이는 2대째 가족이 경영하고 있다. 공동 창업자의 두 아들인 스티브 밴 앤델 암웨이 글로벌 회장과 덕 디보스 암웨이 미국 사장이 암웨이를 이끌고 있다.

디보스 사장은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암웨이는 글로벌 시장의 부침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라며 “창업 정신과 경영 원칙을 바탕으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의 결과는 오랜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