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鷺梁津)은 원래 ‘백로가 노닐던 나루터’라는 의미를 지녔다. 조선시대 정부가 운영하던 시장인 시전(市廛) 어물전에 물자를 공급하기 위한 포구 중 하나였다. 노량진은 구한말 인천의 제물포항이 개항하고 1899년 노량진과 제물포를 잇는 철도가 개통되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1927년 서울에는 노량신수산시장의 전신이자 최초의 수산물 도매시장인 경성수산시장이 들어섰다. 지금의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 있던 수산시장이 노량진으로 옮긴 것은 1971년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자회사인 한국냉장이 건물을 지어 만들었다. 이후 경영난에 빠진 노량진 수산시장을 2001년 수협중앙회가 인수하면서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 인수 당시에는 도매인 167명에 불과했지만 지금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일하는 도매업자는 5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소매업자 800여명, 하역업과 요식업 종사자 600~700여명을 모두 포함하면 2000여명이 일하고 있다. 하루 평균 이용 인원 3만여명, 하루 출입차량은 5000여대에 이른다. 2000년 2770억원이던 노량진수산시장경매 거래액은 지난해 3446억원으로 늘어났다.

시장 개설 40년이 넘으면서 시설 노후화에 따른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대두돼 2012년 12월 현대화사업이 시작됐다. 내년 8월이면 상인들은 새로 건설되는 시장에 모두 입점한다. 노량진역 일대 상인들은 현대화 사업으로 주차장 시설이 편리해지고 청결도가 높아져 지금보다 더 많은 고객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근 지역 상인들은 유동 인원이 늘어나 이 일대 상권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