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직격탄을 맞았던 자동차주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악재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추가 상승 동력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증시 갑론을박] 자동차株 주가 어디로 가나
○“환율 상승에 바닥 찍고 반등”

작년 10월16일 26만6000원까지 치솟았던 현대차 주가는 이후 원화 강세에 따른 실적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올 6월20일엔 21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부터는 실적이 바닥을 찍고, 신차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에 힘입어 반등세다. 지난 1일 0.81% 하락한 24만3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조정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지난달 30일(24만4500원)에는 24만원대에 재진입하는 등 상승동력을 가다듬고 있는 모양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30일 이후 3거래일 동안 118만주를 순매수하며 전반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기아차도 5월 말 이후 5만원 후반대에 갇혀 있었지만 지난달 29일부터 6만원대로 뛰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30만원대로 한 단계 상승했다.

자동차주는 올 들어 환율 악재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해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이들 업체는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르며(원화가치 하락) 이들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1일 원·달러 환율은 9원20전 오른 1037원10전을 기록했다. 지난달 4일 1008원90전까지 떨어진 것에 비해 28원20전이나 오른 것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자동차주의 환율에 대한 우려가 일단락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판매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업체의 글로벌 판매량은 총 71만4974대로 작년 동월 대비 10.9% 증가했다. 현대차가 37만9820대로 지난해보다 4.4% 늘었고, 기아차가 26만1766대로 23.4%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선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신차 효과가 적지 않았다. 지난달 현대차 국내 판매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6%였다. 기아차는 1.6%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 영향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신차 라인업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가 상승 모멘텀 부족” 우려 분석도

이와 달리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추가 환율 상승 여부가 불확실하고 파업 등 일부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하기엔 여전히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노사 문제가 남아있고 환율 흐름도 여전히 비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이현수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 기아차의 노사 간 통상임금 합의점 도달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3분기 파업 가능성은 신차 효과를 다소 지연시킬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라며 “파업이 끝난 시점에 매수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