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지코지 글라스하우스, 탁 트인 통유리로 내부 꾸며
해산물·흑돼지 등 특산물 사용…계절 바뀔 때마다 메뉴 달라져

섭지코지에 있는 가족 리조트 휘닉스아일랜드의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등대를 지나서 특이한 건축물을 만나게 된다. 바닷가를 향해 손을 벌리고 있는 기하학적 형태의 ‘글라스하우스’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이 건축물은 단순하고 절제된 조형미가 특징이다. 이 건물 2층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민트’는 제주 동부지역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음식점 중 하나로 알려졌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있는 레스토랑 민트를 본떠 2008년 문을 열었다.

민트 담당 셰프인 김완수 셰프는 등대와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창가 쪽 자리로 안내했다. 자리에 앉아 코스요리를 주문했다. 민트에서는 점심과 저녁 한 가지 코스요리만을 운영한다. 첫 음식은 새송이구이와 파마산치즈를 곁들인 카르파치오였다. 생고기를 3일간 소금에 절여 만든 것으로 메인메뉴 전에 입맛을 돋우는 요리다. 이어지는 ‘오늘의 생선회’로는 광어 도미 등이 기본으로 나오지만 요청에 따라 다금바리 등 고급 생선회를 내놓기도 한다. 수프는 해산물을 듬뿍 넣은 것으로 주문했다. 전복 새우 등이 가득 담긴 매콤한 수프는 이곳의 인기 메뉴 중 하나다.

민트의 메뉴는 계절마다 바뀐다. 지금의 여름 메뉴는 오는 8월 말까지 운영한다. 코스요리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파스타 피자 스테이크 등 단품 메뉴를 몇 가지 시켜 먹어도 좋다. 민트의 주 고객은 제주도에 여행을 오는 유명 연예인이나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다. 지휘자 정명훈 씨는 여러 차례 이곳을 방문한 단골이다. 지난해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이곳에서 식사하기도 했다.
■ 김완수 민트 셰프
날마다 해녀촌 출근 싱싱한 해산물 공수

김완수 민트 셰프(사진)는 “식당일은 늘 익숙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셰프의 집은 시장에서 순댓국집을 했다. 그는 전기과에 진학했지만 흥미가 없어 다른 일을 생각하던 중 요리사의 길을 선택하고 이내 학교를 나왔다.
김 셰프의 일과는 매일 아침 배송되는 신선한 식재료를 체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성산포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직접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이용합니다. 해안선을 따라 해녀촌을 돌며 시장조사를 하기도 하죠.” 샐러드에 사용되는 채소류도 제주도에 있는 농장에서 직접 배송된다. 그는 “신선한 채소를 구하는 것이 특히 어렵다”며 “물량이 부족하면 아예 아침에 배송이 되지 않을 때도 있어 농가를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벌써 오는 9월에 선보일 가을 메뉴를 고민하고 있다. 레스토랑에서 보내주는 유명 레스토랑 탐방을 통해 메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셰프는 “제주도 레스토랑이 스스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서울 레스토랑의 선진 기술을 보고 이를 제주도만의 특징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요리로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위치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46 글라스하우스 2층 (064)731-7000
◆메뉴
런치 코스: 4만~6만5000원
디너 코스: 6만5000~8만5000원
◆영업시간
런치: 낮 12시~오후 3시
디너: 오후 6~9시
제주=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