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임승천 씨 개인전, 한 편의 연극처럼 새긴 '현대인의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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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의 제2전시실. 알몸의 한 여인이 겁에 질린 얼굴로 거인을 바라보고 있다. 대체 둘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노세보’라는 작품 제목은 궁금증을 해소해주기는커녕 더욱 증폭시킬 뿐이다. 사람의 부정적인 말이나 생각으로 인해 병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신체적 이상이 나타나는 노세보 효과는 이 작품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성곡미술관에서 7월27일까지 열리는 조각가 임승천의 2013 내일의 작가 선정 기념전 ‘네 가지 언어’는 조각 작품의 새로운 형식을 제안한다. 조각과 시나리오를 하나로 결합한 서사적 조형물이다. 작가는 특유의 상상력을 동원해 작성한 허구적 텍스트를 작품과 함께 내놓는다.
‘노세보’는 작가가 직접 쓴 ‘언어의 숲’이란 잔혹극 대본을 바탕으로 배우가 연기하듯 연출한 연극적 조각이다. 숲 속의 여인이 자신이 사랑하는 이방인 남자를 붙들기 위해 거짓말로 유혹했는데 남자는 억울하게 저주를 받아 몸집이 커지고 돌처럼 굳어진다. 거짓과 집단무의식이 난무하는 현실의 부조리를 질타하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마치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다가온다.
서로 다른 네 개의 표정을 한 4개 면의 인물상이 밧줄로 연결된 설치 조각 ‘고리’는 그물망처럼 연결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때그때 자신의 본심을 은폐하고 타협의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이 밖에 현대인의 좀비적 속성을 상징한 ‘상실’, 이중적 인격을 드러낸 ‘페르소나’가 관객을 맞이한다. 임씨는 동아미술제와 모로갤러리 기획 공모에 당선됐고 국립 고양 미술창작 스튜디오와 난지 미술창작 스튜디오 입주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작가는 “처음에는 작품에 대한 자신감 부족에서 조각과 스토리의 결합을 시도했지만 이제는 작품을 떠받치는 두 개의 중심축이 됐다”며 “앞으로 미디어, 영상 쪽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02)737-7650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성곡미술관에서 7월27일까지 열리는 조각가 임승천의 2013 내일의 작가 선정 기념전 ‘네 가지 언어’는 조각 작품의 새로운 형식을 제안한다. 조각과 시나리오를 하나로 결합한 서사적 조형물이다. 작가는 특유의 상상력을 동원해 작성한 허구적 텍스트를 작품과 함께 내놓는다.
‘노세보’는 작가가 직접 쓴 ‘언어의 숲’이란 잔혹극 대본을 바탕으로 배우가 연기하듯 연출한 연극적 조각이다. 숲 속의 여인이 자신이 사랑하는 이방인 남자를 붙들기 위해 거짓말로 유혹했는데 남자는 억울하게 저주를 받아 몸집이 커지고 돌처럼 굳어진다. 거짓과 집단무의식이 난무하는 현실의 부조리를 질타하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마치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다가온다.
서로 다른 네 개의 표정을 한 4개 면의 인물상이 밧줄로 연결된 설치 조각 ‘고리’는 그물망처럼 연결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때그때 자신의 본심을 은폐하고 타협의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이 밖에 현대인의 좀비적 속성을 상징한 ‘상실’, 이중적 인격을 드러낸 ‘페르소나’가 관객을 맞이한다. 임씨는 동아미술제와 모로갤러리 기획 공모에 당선됐고 국립 고양 미술창작 스튜디오와 난지 미술창작 스튜디오 입주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작가는 “처음에는 작품에 대한 자신감 부족에서 조각과 스토리의 결합을 시도했지만 이제는 작품을 떠받치는 두 개의 중심축이 됐다”며 “앞으로 미디어, 영상 쪽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02)737-7650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