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6월13일~7월14일·한국시간)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대표팀이 예선에서 맞붙을 H조 상대팀들의 멤버가 확정됐다.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는 예비 엔트리 마감시한인 13일 대표팀 명단을 각각 확정, 발표했다. 예상대로 벨기에의 전력이 가장 막강하고 알제리가 상대적 약체로 분류되지만 만만한 상대가 하나도 없다는 평가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32개국 가운데 가장 힘든 도전이 될 것”이라며 예선전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했다.
월드컵 D-30…한국 상대할 H조 3국 출전선수 살펴보니
○러시아 조직력·수비력 강점

내달 18일 한국과 1차전을 치르는 러시아는 조직력과 수비가 강한 팀이다.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은 지난 12일 저녁 엔트리 30명을 확정했다. 29명이 러시아 프로리그에서 활약하는 국내파다. 해외파는 파벨 포그레브냐크(레딩) 한 명뿐이다. 같은 리그에서 뛴 데다 훈련할 시간이 많아 조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탈리아 출신인 카펠로 감독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선수비 후역습’을 펼치는 축구를 선호한다. 러시아는 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4골만 내주는 철벽수비를 선보였다. ‘제2의 야신’으로 손꼽히는 이고르 아킨페프(28·CSKA 모스크바)가 지키는 골문도 빈틈이 없다.

핵심 공격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2·제니트)는 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골을 유도하는 팀플레이에 강하다. 알렉산드르 코코린(31·디나모 모스크바)은 패스·돌파·슈팅 등 공격의 3박자를 갖춘 2선 공격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코코린은 내가 지도했던 선수 중 최고”라고 말했다.

러시아팀은 수비가 강하기 때문에 정면 돌파보다는 윙어인 손흥민, 이청용 등 빠른 선수들을 활용한 측면 공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 노장선수가 많아 민첩성과 체력은 한국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다.

○알제리, 스타선수 중심 개인기 뛰어나

다음달 23일 2차전 상대인 알제리는 러시아와 반대로 해외파가 중심이다. 예비명단 30명 가운데 77%인 23명이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다. 유럽파가 9명인 홍명보호의 2배가 넘는다. 스타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개인기와 창의적인 플레이가 강점이다.

경계 대상 1호는 이슬람 슬라미니(26·스포르팅 리스본), 소피앙 페굴리(25·발렌시아) 등이다. 슬라미니는 스포르팅 리스본의 포르투갈리그 준우승을 도운 특급 공격수다. 지역예선 7경기에서 5골을 기록했다. 페굴리는 알제리 공격의 첨병이다. 중원에서 볼을 지배하며 공격을 지휘한다.

알제리는 베스트 11이 아직도 확정되지 않아 조직력이 취약하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알제리 축구협회와 재계약 여부를 놓고 수개월째 갈등을 빚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월드컵 본선에서 16강에 진출한 경험도 없다.

○최강팀 벨기에, 우승 후보

내달 27일 맞붙는 벨기에는 H조 최강팀으로 평가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벨기에를 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았다. 지역예선에서 8승2무의 무패 행진으로 본선 진출권을 땄다. ‘황금 세대’로 불리는 공격수 에당 아자르(23·첼시), 수비수 빈센트 콤파니(28·맨체스터 시티),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22·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핵심이다. 콤파니는 지난 11일 골을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쿠르투아는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신들린 듯 선방하며 팀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벨기에는 수비수들이 지나치게 공격에 가담하며 종종 역습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CBS뉴스는 “벨기에가 1위를 차지하고 나머지 3개국이 한 자리를 놓고 다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